[인터뷰] “청소년에게 호국 정신, 호연지기 길러주고 싶습니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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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배 (사)영남등산문화센터 이사장

낙동강 1300리 종주길 기록 담아
‘낙동강은 혼자 가지 않는다’ 출판
“청소년들 미래 모험에 도움 되길”

“책을 통해 꿈과 호기심으로 똘똘 뭉친 청소년들에게 경상 좌도의 퇴계 이황, 경상 우도의 남명 조식, 서애 류성룡 선생의 선비 정신과 호국 정신, 호연지기를 길러주고 싶습니다.”

최근 〈낙동강은 혼자 가지 않는다〉라는 책을 펴낸 경남 양산시의 대표적인 산악인 (사)영남등산문화센터 이상배 이사장은 “이 책에는 낙동강 발원지인 강원도 너덜샘에서 바다와 만나는 부산 몰운대까지 낙동강 1300리 종주길을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여행하면서 보았던 풍경과 곳곳의 사연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산을 오르면서 내려가는 물을 보았는데 산은 물을 만나면 멈추지만, 물은 산을 보면 돌아가더라”며 “그 돌아가는 물 중 하나가 낙동강이었고, 물길이 1300리라 는 걸 듣는 순간 또 다른 세상을 볼 수 있다는 호기심에 바로 행동에 나섰다”고 낙동강 1300리 종주길을 걸었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낙동강 1300리 종주길은 어렵고 긴 여정이어서 강한 의지와 애정 없이 완주하기가 만만치 않으리라는 생각도 들었다. 구간을 나누고 지역을 구분해 과거 역사를 돌아보고 기억을 되살려 자연으로 돌아가 보는 복고 여행을 해보는 것이 낙동강을 제대로 맛보는 독특한 여행이 아닐까 여겼다”고 덧붙였다.

이 이사장은 “낙동강 첫 종주길에서 낮은 대로 천천히 흐르는 물을 보고 겸손과 느림의 미학, 막히면 돌아가는 지혜, 모든 것을 다 받아주는 포용력을 배울 수 있었다”면서 “임진왜란, 6·25 전쟁 때는 치열한 전쟁터, 선조들의 교통로와 삶의 터전으로 이용되면서 얽히고설킨 수많은 이야기를 청소년들에게 들려주고 싶어 이 책을 쓰게 됐다”고 강조했다.

“책을 쓰는 3년 동안 낙동강 1300리를 10여 번이나 다녀왔다”는 이 이사장은 “낙동강에 갈 때마다 우리 조상들의 흔적을 발견하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의 사연, 풍경을 책 속에 모두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책을 펴내는 것으로 끝내는 게 아니라 청소년을 모집해 낙동강 종주길을 함께 걸으면서 낙동강이 품은 선비 정신과 호국 정신, 호연지기와 포용력을 길러주고 싶다”며 “책임지고 결정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묵묵히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더 나은 미래를 향한 모험을 시작하도록 도와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 이사장은 1954년 낙동강 상류 지역인 경북 문경시 산북면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낙동강으로 소풍을 가거나 친구들과 놀러 가면서 낙동강은 그에게 친숙한 곳이었다. 하지만 그는 강보다 산을 더 좋아했다. 산에 가기 위해 10여 년 다녔던 직장까지 그만두었던 진정한 산 사나이였다.

그는 “공직 생활 중 미국 요세미티 암벽 등반(1990년)을 한 뒤 고산 등반 매력에 빠졌고, 공직 생활을 접고 본격적으로 고산에 오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그는 아프리카 최고봉 킬리만자로 등정(1997년), 남미 안데스 최고봉 아콩카구아 등정(1998년), 히말라야 가셔브롬 2봉(1999년)과 로체(2002년), 메라피크 등정(2005년), 세계 최고봉 초모랑마 등정(2007년), 북미 최고봉 맥킨리 등정(2008년), 유럽 최고봉 엘부르즈 등정(2009년)을 했다.

특히 히말라야 히무룽(2010년)과 드락마르포리(2014년)는 한국에서 최초로 등정하는 등 2014년까지 외국 최고봉 대부분을 등정했다. 이 이사장은 이 공로로 체육훈장 기린장을 수상했다.

그는 “2007년 부산일보사와 함께 두 번의 실패 끝에 세 번째 정상 등정에 성공한 세계 최고봉인 초모랑마 등정을 절대로 잊지 못한다”며 “칠십 평생을 살다 보니 산에서 길을 보게 되고 물을 생각하게 돼 산과 수는 결국 ‘자연’이라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 이사장의 저서로는 〈히말라야는 나이를 묻지 않는다〉(2015년)와 〈네팔 히말리아 배낭여행〉(2016년)이 있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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