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던 부산 아파트 거래량 4월에 꺾였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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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아파트 거래량 2411건
3월 2768건보다 357건 줄어
5월 2110건으로 비슷한 수준
초급매물 소진으로 가격 상승
하반기 입주 많아 "분위기 보자"

올 초 증가하던 부산지역 아파트 거래량이 4월부터 줄었다. 부산 수영구·해운대구 일대 전경. 부산일보DB 올 초 증가하던 부산지역 아파트 거래량이 4월부터 줄었다. 부산 수영구·해운대구 일대 전경. 부산일보DB

침체된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한 다양한 규제 완화로 늘어나던 부산지역 아파트 거래량이 지난 4월에 꺾였다. 5월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초급매물이 소진된 이후 가격이 일부 상승하면서 거래량이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거래량 다시 줄었다

1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부산지역 아파트 거래량은 2411건으로 나타났다. 부산지역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11월 1177건을 기록한 후 12월 1231건, 2023년 1월 1245건, 2월 2030건, 3월 2768건으로 꾸준히 늘었다. 하지만 부산의 거래량은 4월 2411건을 기록, 지난달보다 357건으로 줄었다.

5월에도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5월 부산지역 부동산 거래량은 2110건으로 오히려 더 줄었다. 부동산은 거래 후 30일 이내로만 신고를 하면 돼 추가로 신고가 들어올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현재 거래량으로 봤을 때는 4월과 비슷하거나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초급매 물건이 사라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올해 초에는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이자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고 내놓은 초급매 물건들이 많았는데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고 판단한 이들이 이 물건들을 구매하면서 거래량이 늘었다”며 “최근에는 이러한 초급매 물건들이 거의 다 소진이 됐다”고 말했다.

초급매 물건 소진에는 특례보금자리론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여진다. 18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국토부실거래가시스템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특례보금자리론이 시행된 2월부터 지난 5월까지 체결된 아파트 매매거래 중 3억~9억 원 사이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44.4%나 된다. 지난해에 이 가격대의 비중이 27.7%였다는 점을 가정하면 16.7%포인트(P) 늘었다. 2021년 31.6%와 비교해도 올해 비중이 특히 높은 편이다.

전문가들은 향후에도 이 같은 시장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례보금자리론 예산 39조 6000억 원 가운데 60% 이상이 소진이 됐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정책 대상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특례보금자리론을 이용해 ‘이미 살 사람은 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초급매 물건들이 소진되자 가격은 일부 상승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3∼4월 부산에서 매매가 체결된 아파트 54.6%가 직전 1~2월보다 가격이 오른 ‘상승 거래’였다. 이는 전국적으로도 비슷하다. 3∼4월 전국에서 매매거래가 체결된 아파트 57.6%가 상승 거래였고 세종시의 경우에는 무려 77.5%가 상승 거래였다.

이 대표는 “올해 초에는 다양한 규제에서 자유로운 특례보금자리론이 출시되며 충분히 가격이 떨어졌다고 판단한 이들이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이제는 초급매가 사라지며 가격이 반등했다”며 “상승된 가격으로 인해 수요자들이 아파트 구매를 고민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입주물량 많은데 굳이 지금?

하반기 부산지역에 입주물량이 많은 것도 거래가 줄어드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물량에 따른 시장 상황이 거래량 변화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하반기 부산지역 입주 물량은 1만 6240가구다. 하반기 주요 입주 물량으로는 부산진구 양정포레힐즈스위첸 1338가구가 8월, 남구 대연동 대연푸르지오클라센트 1057가구가 9월, 연제구 레이카운티 4470가구가 11월, 부산진구 롯데캐슬골드센트럴 2195가구가 12월에 입주를 한다.

상반기에는 7661가구가 입주했다. 하반기에 배 이상 입주 물량이 쏟아지는 셈이다. 특히 대규모 단지인 레이카운티, 롯데캐슬골드센트럴 등의 영향으로 연제구(5970가구), 부산진구(4789가구)에 입주 물량이 몰려 있기도 하다.

입주 물량이 많아지면 전세 시장이 흔들린다. 실제로 2021년 12월 동래래미안아이파크(3853가구)가 입주를 시작하자 동래구 일대의 전세 가격이 휘청하기도 했다.

전세 시장이 흔들리면 이에 따라 매매 가격 역시 영향을 받는다. 전세 가격 하락으로 잔금을 치를 여력이 되지 않을 경우 가격을 낮춘 채 급하게 물건을 내놓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동의대 강정규 부동산대학원장은 “급격하게 오르는 시장이 아니다 보니 대규모 입주에 따른 시장 변동을 보고 매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부동산 비수기로 분류되는 여름철 계절적 요인과 이러한 부산의 시장 상황이 겹쳐서 급격한 반등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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