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엑스포, 파리 총회서 세계를 사로잡아라
대통령 영어 PT로 지지 호소 고무적
민관 총력 승부수 띄워 승기 굳혀야
20~2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제172차 총회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부산과 우리나라가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2030월드엑스포(세계박람회)의 개최지를 결정하는 투표권을 가진 BIE 179개 회원국이 이날 총회에 모두 참석하기 때문이다. 특히 총회에서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이탈리아 등 월드엑스포 유치 희망 국가의 4차 프레젠테이션(PT)이 예정돼 있어 회원국 대표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최대 분수령으로 꼽힌다. 국가사업으로 추진해 온 부산엑스포 유치전의 성패가 이번 파리 총회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최대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이미 BIE 총회를 겨냥해 파리를 찾아 활동에 들어갔다는 소식이다. 그는 파리 외교가를 상대로 월드엑스포를 리야드에 유치하기 위한 다양한 접촉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로마 유치를 위해 뛰는 이탈리아 조르자 멜로니 총리 역시 총회 기간에 파리를 방문하기로 해 엑스포 유치를 둘러싼 외교전은 격화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이 총회에 참석해 부산 유치 활동을 총괄 지휘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더욱이 윤 대통령은 직접 PT 연사로 나서 영어로 진행할 계획인데, 부산 지지표 잡기에 강력한 힘이 실리게 됐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자세가 아닐 수 없다.
4차 PT는 11월 말 예정된 월드엑스포 개최지 결정투표를 앞두고 전체 BIE 회원국을 설득할 수 있는 마지막 관문이라고 할 수 있다. “부산엑스포의 차별화한 비전을 보여 주고 한국의 유치 의지를 강력히 표명해 회원국의 열띤 호응과 지지를 끌어내겠다”고 밝힌 대통령의 의지는 기대감을 키운다. 앞서 지난 3차 PT와 부산 실사를 통해 세계적인 K콘텐츠의 힘 그리고 엑스포 개최 역량과 환경이 뛰어난 부산의 경쟁력을 잘 보여 줘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이번 파리 총회에서도 대통령을 중심으로 민관이 똘똘 뭉친 유치 운동으로 부산의 매력과 개최 당위성을 호소력 있게 전달하는 데 최선을 다해 지지국을 대거 확보하기를 바란다.
현재 막강한 오일머니를 앞세운 사우디아라비아는 우리와 백중세를 보인다. 대통령과 부산시장, 국회의원, 대기업 총수가 총출동하는 파리 총회에서 모든 걸 쏟아붓는 승부수를 띄워 유치전의 승기를 확실히 잡아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총회장은 물론 각국 대사와 BIE 회원국 대표들이 상주하는 파리 외교가에서 치밀하고 적극적인 유치 외교전을 병행해야 한다. 이는 11월까지 요구되는 일이다. BIE 회원국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개발도상국을 위한 우리의 공적개발원조(ODA) 강화와 확대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88서울올림픽과 2002월드컵을 막판 뒤집기로 유치한 저력을 잘 발휘하면 부산엑스포 유치 성공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