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창업주 스토리 K콘텐츠로 개발 ‘일석이조’ 노린다
의령 ‘솥바위’ 전설 현실로 증명
삼성·LG·효성 회장 생가 위치
성공 신화 관광상품으로 엮어
지역 홍보·경제 활성화 기대감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정부가 대기업 창업주 생가를 관광코스로 개발하기로 공식화하자 지방자치단체들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공교롭게도 경남 진주시, 의령군, 함안군은 우리나라 경제발전 원동력이 된 삼성, LG, 효성 창업주가 나고 자란 곳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대기업 창업주 스토리를 입힌 관광상품 개발을 통해 국내외 럭셔리 관광객을 불러들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해당 지자체는 침체된 지역 홍보와 경제 활성화라는 1석 2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최근 서비스산업발전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세계인이 찾는 한국 관광콘텐츠 확충을 목표로 대기업 창업주 생가를 관광코스로 개발하기로 공식화했다. 정부 관계자는 “고급(럭셔리) 관광 여행 시 우리나라 어디를 가야 할지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지방의 숨은 진주를 찾아 콘텐츠를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
럭셔리 관광객은 일반 방한객 1인 평균 지출(2019년 기준 1259달러)보다 약 8배 많이 소비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럭셔리 관광은 통상 전용기를 타고 세계를 돌며 자신들이 선택한 나라·관광지를 찾는 여행이다.
지난 4월 초 체코 국적의 80여 명이 전용 제트기를 타고 8개 나라를 돌며 럭셔리 여행을 했다. 총 26일 일정 중 3박 4일을 우리나라에서 보냈고, 국악 등 K콘텐츠를 즐겼다. 이들 럭셔리 여행단의 1인당 경비는 7000만 원이었다.
K콘텐츠가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현실을 감안, 정부와 지자체는 전쟁 폐허 속에서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대한민국의 성공 신화에 바탕이 된 대기업 창업주 스토리도 충분히 먹힐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대기업 창업주 생가 관광코스 개발의 경남 출발점은 ‘솥바위’이다. 의령군에 있는 솥바위는 ‘20리(약 8km) 내에서 거부 3명이 탄생한다’는 전설을 지닌 곳이다. 실제 솥바위 주위로 대기업 창업주 3명이 잇따라 나오면서 독특한 스토리로 재탄생할 수 있다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솥바위 인근인 의령군 정곡면은 세계 초일류기업 삼성의 이병철 회장 고향이다. 의령군은 오래 전부터 이 회장의 생가를 ‘부자바위’라고 불리는 솥바위와 연계해 홍보해왔다.
효성 조홍제 회장(함안 군북면), LG 구인회 회장(진주 지수면) 생가도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다.
경남도의 5대 테마 관광상품인 ‘럭셔리 테마’에도 솥바위가 한몫하고 있다. 경남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럭셔리 테마’ 상품 판매를 시작해 현재까지 12명(3팀)이 럭셔리 관광을 즐겼다. 이들은 골프장·요트 등을 이용하면서 인근의 대기업 창업주 생가도 둘러봤다. 1박 2일 일정에 1인당 비용은 140만 원 정도다.
대기업 창업주 스토리는 지난해 11~12월 주말 안방을 뜨겁게 달구며 인기리에 종영된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도 반영됐다. 드리마 속 진양철 순양그룹 회장은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회장을 모티브로 한 가상인물이다. 시청률 26.9%를 기록한 성공한 드라마이다.
이처럼 대기업을 일군 창업주, 부자들의 이야기는 K콘텐츠로 손색없다는 평가다. 경남도 관계자는 “최근 기업 특혜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변화가 생기면서 대기업 생가를 연계한 관광상품이 내국인은 물론 세계인들에게도 충분히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며 “한국 기업인들의 유일무이한 콘텐츠가 부가가치가 높은 해외 관광객의 발길을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