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장마 예년보다 늦게 시작… 당분간 폭염
기상청 “다음 주 이후부터 장마”
20~21일 저기압 영향 비 소식
엘니뇨, 올해 기상변수로 작용
올여름 장마는 평년보다 늦게 시작될 전망이다.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비 오는 몇 날을 제외하면 당분간 27도를 웃도는 더운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8일 기상청에 따르면, 장마에 영향을 주는 정체전선은 아직 제주 남쪽 먼 바다에 머무르는 상태다. 최근 30년 관측값을 뜻하는 평년값에 따르면, 제주지역의 장마는 평균적으로 6월 19일부터 시작했다. 지난해의 경우 6월 21일부터 시작됐다. 다만 올해의 경우 정체전선이 아직 먼 바다에 머무르고 있어, 이번 주까지는 크게 장마의 영향을 받지 않고 다음 주 이후에나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을 비롯한 남부지역의 경우 통상적으로 6월 23일 장마가 시작되고, 7월 24일에 끝난다. 지난해에는 6월 23일에 시작한 장마가 7월 25일에 끝나, 33일간 장마가 지속됐다. 최근 10년 치를 살펴보면, 남부지역에 장마가 가장 길었던 해는 2013년으로 46일간 장마가 이어졌다. 2018년의 경우 장마가 14일에 그쳤다.
오는 20일부터 이틀간 제주와 남부지방 일대에 비 예보가 있으나, 정체전선에 의한 것이 아닌 저기압 영향인 것으로 분석된다. 정체전선에 의한 비가 아닌 만큼, 22일부터는 당분간 비소식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마의 경우 영향을 주는 요소가 매우 많아 예측이 어려운 기상 현상 중 하나다. 우리나라의 장마는 6월 하순 북태평양고기압이 발달해 대기 하층으로 남서풍에 실린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유입되고, 대기 상층에 제트기류가 북상하면서 시작한다. 통상 북태평양 고기압과 오호츠크해 기단 세력이 균형을 일으키면서 장마를 일으키는 정체전선이 형성된다고 간단히 설명하지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이 뿐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탓에 기상청은 2009년 이후 공식적으로 장마 예보를 하지 않는 상태다. 기상청은 장마라는 용어를 계속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적절성을 검토하고 있다. 기후 변화 등으로 인해 여름철 강수 양상이 크게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마 기간보다 그 외의 기간에 더 많은 비가 내리는 등의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마른 장마’ ‘가을 장마’등의 별칭이 붙는 것도 그 때문이다.
특히 올해의 경우 ‘엘니뇨’라는 기상 변수도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엘니뇨는 태평양 감시구역 해수면 온도가 3개월 이동평균으로 평년보다 0.5도 높은 상황이 5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엘니뇨가 6~8월 중 발달할 확률을 70%, 7~9월 중 발달 확률을 80%로 제시했다. 엘니뇨가 발달할 경우, 국내 남부지역에는 많은 비가 내리는 특징을 보인다.
장마가 평년보다 늦어지는 기간 동안 당분간 더위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비 예보가 있는 20~21일을 제외하고는 22일 이후부터 부산 낮 최고기온이 26~27도를 기록할 전망이다. 울산·경남의 경우 28~28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됐다.
한편, 지난 주말에는 때이른 폭염 찾아와 18일 오전부터 서울, 대구, 광주 등 지역에 폭염 주의보가 내려지기도 했다. 이날 부산의 최고기온은 공식관측소인 중구 대청동 28.8도, 금정구 두구동 32.7도를 기록했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