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갚으려 버틴다” 한계 몰린 소상공인 ‘사면초가’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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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요금 인상·소비 심리 위축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도 부담
내년 최저임금 협상 ‘예의 주시’

전기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과 소비 부진 등으로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한 상가에 폐업한 점포의 쓰레기가 쌓여있다. 연합뉴스 전기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과 소비 부진 등으로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한 상가에 폐업한 점포의 쓰레기가 쌓여있다. 연합뉴스

각종 재룟값 압박에 전기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 소비 부진이 겹치면서 소상공인이 한계상황에 몰리고 있다. 여기에 오는 9월 코로나 대출 상환 유예 조치 종료를 비롯해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확대 추진, 최저임금 인상 논의 등 소상공인 주변에는 각종 악재가 쌓이고 있다.

부산에서도 지난해부터 폐업이 급증하는 등 팍팍한 현실을 드러내고 있다. 실제 중소기업중앙회 부산울산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으로 인한 ‘노란우산’ 공제금 지급 건수는 4880건에 지급 금액은 508억 6000만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부산 동래구에서 사직밀면을 운영하는 안희원(44) 사장은 “폐업하고 싶어도 코로나19 대출금 상환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버티는 소상공인이 상당하다”며 “고정비를 최대한 줄여보려고 해도 전기·가스요금 등이 올라 비용 절감에도 한계가 있다”고 털어놓았다.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소비심리는 코로나19 대유행 3년을 버틴 소상공인에게 가장 큰 악재다. 이날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4월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105.2로 전월보다 2.3% 감소했다. 지난해 11월(-2.3%)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소비 위축에 더해 지난해부터 전기요금이 40%가량 인상돼 다가오는 여름철 냉방비 부담 가중도 예상된다. 이 때문에 여름 냉방이 중요한 음식점, PC방 등의 소상공인 업종 종사자 등은 에너지 취약계층에 소상공인을 포함시켜 지원을 법제화하거나, 업소용 전기요금을 산업용 요금에 편입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소상공인에게는 근로기준법을 5인 미만 사업장까지 확대 추진하는 것도 상당한 부담이다. 지금도 임금 압박 탓에 ‘나홀로’ 가게를 운영하는 소상공인이 많다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자영업자 중 고용원이 없는 사업자 비중은 76.6%로 최근 10년 내 가장 높았다.

부산 남구에서 프랜차이즈 카페를 운영하는 장 모(43) 씨는 “주휴수당 부담 탓에 직원을 오래 쓸 수 없다. 사장인 내가 하루 10시간 이상 근무하고 있다”며 “오히려 직원 월급을 주기 위해 인근 식당에서 저녁마다 4시간가량 주방 일을 한다. 빚만 남는 장사를 쉽게 내려놓지도 못하고 근근이 버티고 있다”고 토로했다.

근로기준법이 확대 적용되면 가산(연장·휴일·야간) 수당과 연차 휴가 등에 따른 비용이 증가하는 데다 소상공인이 해고 제한과 서면 통지, 부당해고 구제 신청 등으로 인한 행정적 관리 비용까지 모두 부담해야 한다.

현재 한창 진행 중인 내년도 최저임금 협상도 소상공인에게는 초미의 관심사다. 소상공인은 내년도 최저임금 동결과 업종별 차등 적용을 요구하고 있다.

10월부터 코로나 대출 원금 상환 압박 가능성도 제기된다. 9월 말이면 코로나로 유동성 문제를 겪은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에 대한 상환유예 조치가 종료된다. 대출 만기 연장은 2025년 9월 말까지 자율 협약에 의해 가능하지만, 9월 말까지 추가 연장을 마지막으로 지원이 종료된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원금 상환 압박이 시작되면 부실이 한꺼번에 터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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