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사교육 카르텔 정조준” vs 야 “최악의 교육 참사”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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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수능 발언’ 논란

국힘 “대형 입시학원이 가장 혼란”
초고난도 문항 삭제 당위성 강조
민주 “변별력 잃어 풍선효과 초래”
수험생 등 의견 수렴 후 추진 촉구
사교육비, 문재인 정부 때 증가세

윤석열 대통령의 수능 발언을 둘러싸고 여야가 대치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20일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수능 발언을 둘러싸고 여야가 대치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20일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의 ‘수능 출제 범위’ 발언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 ‘사교육 카르텔’을 정조준하며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 삭제 등 수능 개혁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교육 현장에 혼란을 일으킨 데 대한 윤 대통령 사과를 요구하며 국회 차원의 진상 조사 방침을 밝히는 등 공세의 강도를 높였다.

국회 교육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이태규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 “대통령 말씀의 핵심은 수능을 중심으로 한 우리 공교육과 사교육의 관계를 짚고 해결 방안을 제시한 건데 이걸 난이도 문제로 몰고 간다”면서 “교육 과정 내에서 수능 변별력을 갖추라고 하면 가장 혼란스러운 사람이 대형 입시학원 사교육 업자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사람들이 이것을 전체 학부모나 학생들의 혼란 문제로 주장하고 있고, 이를 일부 언론들이 받아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 수석대변인 유상범 의원도 “이미 작년부터 대통령께서 국정과제로도 이야기했고 올해 초 ‘킬러 문항’ 삭제 기본 계획을 발표했음에도 전혀 반영이 안 됐다”며 “교육계 내부에 대통령 국정철학을 반영하지 않겠다는 강한 카르텔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 일각에서도 교육부가 올해 초 킬러 문항 제외라는 수능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음에도 6월 모의평가에 킬러 문항이 등장하고, 이를 문제 삼은 윤 대통령의 발언을 비난하며 여론 불안을 자극하는 배후에 학원가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반면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논란에 이어서 최악의 교육 참사”라며 “대통령은 수험생과 국민들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킬러 문항 삭제를)꼭 추진하고 싶다면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내년에 추진할 수 있도록 검토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킬러 문항 제외 방침에 대해 “변별력이 없게 되면 무슨 기준으로 입학생을 뽑느냐”며 “풍선효과로 대학에서 면접, 구술, 논술을 어렵게 낸다. 또 다른 사교육이 풍선효과로 벌어진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안민석 의원은 “이번에 경질된 교육부 대입 국장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수능)출제위원장을 불러 국회 차원에서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 출신 조응천 의원은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윤 대통령을 ‘입시 전문가’라고 추켜세운 데 대해 “이러니까 ‘검사 공화국’, ‘검찰 공화국’ 이야기가 나온다”고 비꼬았다.

이와 관련, 국회 입법조사처가 지난해 4월 발표한 ‘초·중·고교 사교육비 변화 추이 분석 및 향후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사교육비 총액은 2010~2015년 지속 감소하다 코로나19 1년 차인 2020년을 제외하고는 줄곧 증가해 2021년 23조 4000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EBS 수능 연계 정책의 경우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정부 시기 사교육비 경감에 효과적인 정책으로 평가됐다”며 “문재인 정부는 연계율을 50% 수준 반영으로 축소 발표했는데 공교롭게도 2019~2021년 사교육비 총액, 참여율,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크게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서는 EBS 수능 연계 비율을 복원해야 한다는 취지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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