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올해 두 번 더 금리 인상 시사… "물가 2%까지 갈 길 멀다”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
하원 금융위 보고서에서 밝혀
“금리 올리되 완화된 속도로…
스테이블코인은 화폐 한 형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 제롬 파월 이사회 의장이 “물가를 잡기 위해 앞으로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다시 밝혔다.
또 그는 스테이블 코인이 ‘화폐의 한 형태’라고 밝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그동안 각국 중앙은행은 가상화폐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견지하며 감시·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여러차례 밝혔는데 가상화폐도 돈이 될 수 있다는 견해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은 21일(현지 시간) 미 하원 금융위원회 보고를 앞두고 공개한 ‘반기 통화정책 보고’에서 “인플레이션이 지난해 중반 이후 어느 정도 누그러졌지만, 여전히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다. 물가 상승률을 2%로 다시 낮추기 위한 과정은 갈 길이 멀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연준이 열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올린 것에 대해 영향이 나타나고 있지만 긴축 정책이 완전하게 실현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관측했다.
또 그는 지난 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이달 금리 동결을 발표했지만 “거의 모든 FOMC 위원은 올해 말까지 금리를 어느 정도 더 올리는 게 적절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덧붙였다.
금리에 대한 발언이 다소 강해지긴 했지만 이전 입장을 재확인한 수준이었는데 가상화폐에 대해 예상치 못한 말이 나왔다. 파월 의장은 “가상화폐는 돈으로서의 지위를 가진 것처럼 보인다”며 “우리는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을 화폐의 한 형태로 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스테이블코인은 미 달러나 유로 등에 고정돼 설계된 가상화폐다. 테더의 USDT, 서클의 USDC, 바이낸스의 BUSD 등이 이에 해당한다. 비트코인은 아니다.
그는 다만 “모든 선진국에서 화폐에 대한 신뢰의 원천은 중앙은행”이라며 “우리는 연방 정부가 강력한 역할을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고 규제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날 비트코인은 두달 만에 3만 달러를 재돌파했다. 파월 발언의 영향이라기보다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이 잇따르는데 영향을 받았다. 미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22일 오후 3시 현재 비트코인 개당 가격은 3897만 원을 기록했다. 이날 오전 1시 35분에는 3978만 원까지 오르기도 했는데 이는 24시간 전보다 6.89% 상승한 가격이다.
22일 증시는 파월이 금리에 대한 기존 강경한 입장을 나타내자 다소 위축된 모습을 보였으나 장중 상승세로 전환하며 코스피는 11.07포인트(0.43%) 오른 2593.70으로 장을 마쳤다. 미국에서는 다우지수가 0.30%, S&P 500은 0.52%, 나스닥은 1.21% 각각 하락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하원에서 파월 의장의 발언은 6월 FOMC 기자회견에서 밝혔던 것보다 더 매파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