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장관 입에 쏠린 눈… 수험생 불안감 잠재울까
26일 수능 운영방안 발표
역대 수능 중 ‘킬러 문항’ 공개
결과 발표 체계 손질도 검토
‘사교육 쏠림’ 해소 방안 귀추
교육부가 오는 26일 수능 ‘킬러 문항’과 향후 수능 운영방안을 발표한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공정 수능’ 발언 이후 불거진 학부모, 학생들의 불안감 잠재우기 일환이다. 이날 발표에서 ‘물수능’에 대한 해답과 정부가 공언한 수능과 사교육 시장의 연결고리를 끊는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2일 “지난 3년간의 수능 문제들, 6월 모의평가 문항 중에서 어떤 것이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인지 가려내고 있다”며 “26일 사교육 대책을 발표할 때 전부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의 “공교육 과정 내에서 문제를 출제해야한다”는 취지의 발언 이후 교육부는 킬러 문항을 수능에서 배제하는 것으로 대통령 지시를 구체화했다. 하지만 킬러 문항을 내지 않겠다는 정부의 지침이 정해진 뒤, 교육계에서는 ‘출제하지 않겠다는 킬러 문항이 구체성이 모호하다’ ‘6월 모의평가에서는 실질적인 킬러 문항이 없었다’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이에 교육부 장관이 직접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수능 방향성을 잡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전문가들과 함께 6월 모의평가는 물론 2021~2023학년도 3년 치 수능의 국어·수학 과목 문제를 분석하고 있다. 각 문항의 오답률이 어느 정도인지, 공교육 교과 과정을 학습한 학생이 시간 내에 풀 수 있는 난도였는지 등이 주요 판단 기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이번 발표에서 각 문항의 공식 오답률을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평가원은 이제까지 모의 평가와 수능의 문항별 오답률을 공개한 적이 없다. 이로 인해 학생들은 사설 대입 컨설팅 업체들이 추산한 오답률 정보에 의지하고 있다.
개별 문제의 난이도를 넘어 수능 결과 발표 체계 전반에 대한 개선안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평가원은 수능 시험 3주 뒤 채점 결과를 공식 통보할 뿐, 가채점 결과나 선택 과목별 표준 점수, 오답률 등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수능 이후 3주 간의 기간 동안 수험생들이 사교육 컨설팅 업체로 내몰린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입시업체들은 수능 직후부터 수강생 가채점 결과 등을 토대로 예상 등급컷(등급구분점수)과 영역별·선택과목별 표준점수 최고점 예상치 등을 내놓는다. 수시모집과 정시모집 지원 등의 방향성을 사교육 업체에 의존하는 구조를 이번 기회에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강하게 제기된다.
교육계에서는 평가원이 가채점 결과를 공개하거나 선택과목 간 유·불리에 따른 수험생 불안감 해소를 위해 국어·수학영역 내 ‘선택과목’ 표준점수 최고점 등의 공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전문가들은 평가원이 모든 정보를 공개할 필요는 없지만, 학생들이 사교육업체의 정보에 의존해 대입을 준비하지 않도록 정보 공개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부산의 한 입시 전문가는 “수능을 준비하는 과정의 사교육 근절도 중요하지만 입시 전반의 정보가 사교육 시장에 쏠려 있는 것이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