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 가구 하루 10시간 에어컨 틀면 월 전기료 최대 14만 원
한전, 에어컨 종류별 요금 예측
평균 수준인 하루 7.7시간 가동
시스템·스탠드·벽걸이 순 부담
2시간 줄이면 약 2만 원 절약
올여름 '역대급 폭염'이 예고되면서 하루 평균 10시간 가까이 에어컨을 사용할 경우 4인 가족 기준 최대 14만 원 이상의 전기요금이 부과될 전망이다. 이는 전기요금이 지난해 10월부터 3차례에 걸쳐 kWh(킬로와트시)당 28.5원 오른 결과로, 기존보다 에어컨 사용량을 줄이지 않으면 각 가정이 올여름 '냉방비 폭탄' 고지서를 받아들 가능성이 높다.
다만, 에어컨 가동시간을 하루 평균 2시간씩 줄이면 에어컨 종류별로 최소 8320원∼2만 3380원까지 월 전기요금을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전력이 벽걸이형·스탠드형·시스템형 등 에어컨 종류별 사용 시간에 따른 요금 변화를 시뮬레이션한 결과에 따르면, 월평균 283kWh의 전기를 사용한 4인 가구가 평균 수준인 하루 7.7시간(2018년 한국갤럽 조사) 에어컨을 사용할 때 월 전기요금은 시스템형 12만 2210원(사용량 530kWh), 스탠드 분리형 10만 3580원(사용량 479kWh), 벽걸이 분리형 7만 5590원(사용량 408kWh) 등으로 나타났다.
이번 시뮬레이션은 에어컨 사용량이 적은 5월 4인 가구의 전기 사용량 추정치(283kWh)를 기준으로 했다.
2019년 에너지경제연구원의 가구에너지패널조사를 바탕으로 추정한 값에 따르면 에어컨 종류별 시간당 전기소비량은 시스템형이 시간당 약 1.1kWh으로 가장 높고, 이어 스탠드 분리형(0.8kWh), 벽걸이 분리형(0.5kWh) 등 순이다.
만약 각 가구에서 에어컨을 1시간씩 더 가동해 하루 평균 8.7시간 쓴다면 전기요금은 시스템형 13만 3900원, 스탠드 분리형 11만 2710원, 벽걸이 분리형 7만 9750원 등으로 오른다.
에어컨을 2시간씩 더 사용해 하루 평균 9.7시간 쓴다면 전기요금은 시스템형 14만 5590원, 스탠드 분리형 12만 2210원, 벽걸이 분리형 8만 3910원 등으로 높아진다. 에어컨을 하루 평균 2시간씩 더 가동할 경우 벽걸이 분리형을 제외한 스탠드형·시스템형 모두 월 전기요금이 10만 원을 훌쩍 넘는 셈이다.
반대로 에어컨 가동시간을 하루 평균 2시간씩 줄이면 에어컨 종류별로 최소 8320원∼2만 3380원까지 월 전기요금을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은 여름철(7·8월) 전기요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3단계 누진 구간의 상한을 단계마다 상향 조정한다. 즉 1단계는 ‘0∼200kWh’→‘0∼300kWh’, 2단계는 ‘201∼400kWh’→‘301∼450kWh’, 3단계는 ‘401kWh 이상’→‘451kWh 이상’으로 각각 조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냉방기기 사용량의 증가로 누진 구간이 바뀌면 요금 증가 폭은 더욱 가팔라진다.
실제로 월 전기 사용량이 3단계 누진 구간인 450kWh를 초과할 경우 3단계 요금 단가(kWh당 307.3원)와 기본요금(가구당 7300원)이 적용돼 요금 증가 폭이 커진다는 것이다.
한전은 "평소 전기소비가 많은 가구일수록 에어컨 사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올해 상반기의 2차례 요금 인상으로 부담이 가중된 취약계층과 소상공인·뿌리기업은 복지할인 제도, 전기요금 분할납부 제도 등을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