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만 원어치 반찬 훔친 6·25 참전용사 돕고 싶다” 온정 잇따라
속보=6·25전쟁 참전용사가 마트에서 반찬거리를 훔치다 붙잡혔다는 소식(부산일보 6월 23일자 11면 보도)이 전해지자 그를 돕겠다는 온정의 손길이 잇따르고 있다. 도움의 손길이 미처 닿지 못한 국가유공자에 대한 체계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5일 부산 부산진경찰서에 따르면 6·25 참전용사 80대 A 씨의 반찬거리 절도 소식이 알려진 이후 경찰에 A 씨를 후원하고 싶다는 연락이 20여 건 넘게 들어왔다. 경찰은 후원 의사를 밝힌 이들의 명단을 정리해 부산보훈청에 알렸다.
사연이 보도된 이후 A 씨를 돕고 싶다고 나서는 일반 시민도 많았다. 사연의 소식을 전한 〈부산일보〉엔 지원 방법 등에 대한 독자 문의가 줄을 이었다.
한 시민은 “부산에 살고 있고 부모님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도움을 주고 싶다”며 “국가유공자 들에 대한 후원 방법이 궁금하다”고 전했다.
부산 수영구에 거주하는 우 모(71) 씨는 “국가를 위해 희생했는데 상황이 너무 안타깝다”며 “생활이 더 어려운 국가유공자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들도 돕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보훈청은 A 씨 소식을 접한 뒤, 관할 행정복지센터와 함께 A 씨 집을 방문해 생필품 등을 전달했고 다방면으로 지원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복지서비스 등 지원 가능한 것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찰로부터 받은 후원 희망자 명단과 관련해서는 어떤 형태의 후원을 희망하는지를 먼저 파악해 적절히 조치할 예정이다.
부산보훈청 관계자는 “보훈청은 직접적으로 후원을 받을 수 있는 곳은 아니어서 후원자들의 의사를 파악한 후 기부단체를 통해 연결할지 여부 등을 향후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A 씨는 지난 4월부터 5월 초까지 한 달여 간 금정구 한 소형 마트에서 수차례 젓갈과 참치캔, 참기름 등을 훔치다 이달 초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6·25전쟁 참전 용사로 확인됐다. 경찰은 사건이 경미한 데다 생활 형편과 국가 유공 등을 고려해 A 씨에 대해 즉결심판을 청구하기로 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