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3% 늘때 라면 물가 12% 상승…빵 14%·과자 13%↑

황상욱 기자 eye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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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서울 시내 대형마트의 라면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사진은 서울 시내 대형마트의 라면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올해 1분기 라면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체 가구 소득 증가율과 비교하면 3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빵과 과자, 아이스크림 등도 3∼4배 수준에 달했다. 서민들이 먹거리 물가 부담에 주름살이 생기는 이유다. 소득 증가 폭이 작은 저소득층은 장바구니·외식 물가 부담이 더 클 수밖에 없다.

2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체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399만 1000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4% 늘었다. 처분가능소득은 전체 소득에서 세금과 연금, 사회보험 등을 뺀 것으로 소비나 저축에 쓸 수 있는 돈이다.

올해 1분기 먹거리 물가 상승 폭은 처분가능소득 증가율보다 훨씬 컸다. 대표 먹거리 물가 품목인 가공식품과 외식의 물가 상승률은 9.9%와 7.5%로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의 2.9배, 2.2배였다. 가공식품의 경우 세부 품목 73개 가운데 물가 상승률이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을 상회하는 품목이 87.7%인 64개에 달했다. 이 중 치즈(32.8%), 드레싱(29.1%), 식용유(28.8%) 등 8개 품목은 물가 상승률이 20%가 넘었다.


가구 소득·소비자물가 상승률. 연합뉴스 제공 가구 소득·소비자물가 상승률. 연합뉴스 제공

또 일반 서민이 자주 찾고 경제생활에도 영향을 주는 빵(14.3%)과 스낵과자(13.1%), 라면(12.4%), 아이스크림(11.8%), 파이(11.0%) 등은 10%가 넘었다. 라면의 경우 올해 1분기 물가 상승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4분기(14.7%) 이후 15년 만에 최고였고, 아이스크림도 2009년 2분기(14.5%) 이후 가장 높았다.

빵은 지난해 4분기 15.3%로 2008년 4분기(17.8%) 이후 정점을 찍었다가 올해 1분기 소폭 하락했고, 스낵과자는 지난해 4분기 14.1%로 2008년 4분기(18.2%) 이후 최고였다가 올해 1분기 소폭 내려왔지만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외식을 즐기기는 더 팍팍한 상황이다. 올해 1분기 외식 세부 품목 39개 중 단 2개를 제외한 37개(94.9%)의 물가 상승률이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을 웃돌았다. 음식점 등에서 마시는 소주(외식)의 물가 상승률이 10.7%에 달해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의 3.1배였고, 맥주(외식)도 10.2%로 3배였다. 피자(10.5%)와 라면(외식)(10.4%), 김밥(10.4%), 떡볶이(10.0%), 돈가스(10.0%) 등 평소 서민들이 자주 즐기는 외식 품목도 10%가 넘었다.

저소득층의 경우 먹거리 부담은 더 컸다. 소득 하위 20%(1분위)의 1분기 처분가능소득은 85만 8000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3% 증가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 상승률은 1분위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의 7.6배, 5.8배였다. 반면 소득 상위 20%(5분위)는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이 4.7%로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 상승률이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의 각각 2.1배, 1.6배에 그쳤다.


황상욱 기자 eye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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