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은 '먹방' 야당은 '단식'…여야 오염수 대응 신경전
국민의힘 '수산물 먹방' "야권발 괴담" 돌파
민주당 '단식' '삭발' 오염수 방류 저지 총력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여야 정치권 대립이 극명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오염수 방류에 따른 국민 건강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내세우며 수산물 ‘먹방’으로 이를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김기현 대표는 26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기지가 있는 경북 성주를 방문해 참외를 시식, 사드 전자파와 오염수 인체 영향 등을 ‘야권발 괴담’으로 규정하고 이를 비판할 방침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여당의 먹방에 대응해 단식과 삭발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목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주한미군이 운용하는 사드 기지가 있는 경북 성주를 방문할 계획이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 21일 주한미군 사드 기지 전자파에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내리고, 2017년 임시 배치 이후 6년 만에 환경영향평가서를 최종 승인했다.
김 대표는 이날 성주군청에서 환경부로부터 사드 환경영향평가 승인 결과와 한때 안전성 논란이 제기된 '사드 전자파' 검증 결과를 보고받는다. 이후 성주 농산물공판장과 성주 농업인회관을 방문, 지역 특산물인 참외를 맛보고 사드 전자파 논란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참외농가 주민들을 만날 예정이다. 김 대표의 성주 방문을 통해 야권 등이 제기해 온 '사드 괴담'이 거짓으로 드러났다고 강조하는 한편,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와 관련한 야당의 공세 역시 과학적 근거 없는 선전·선동이라고 비판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당정은 수산업 종사자, 횟집 자영업자를 돕기 위해 ‘릴레이 식사’를 이어나갈 것”이라며 “우리 당은 과학과 행동으로 민주당의 선전 선동에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윤 원내대표는 23일 서울 송파구 가락수산시장을 방문해 원내지도부와 함께 시장 내 횟집에서 ‘수산물 먹방’ 만찬을 가졌다.
민주당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두고 연일 당정에 비판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해 "윤석열 정부는 오염수 방류 중단을 일본에 당당하게 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핵 오염수가 한번 바다에 뿌려지면 두 번 다시는 주워 담을 수 없다"며 "일본 내부에서도 (오염수 방류) 반대에 나섰다. 전국 어업협동조합 연합회가 오염수 해양 방류 반대를 결의했고, 정부가 수십 년에 걸쳐서 책임을 지라고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대표는 "일본 국민도 우려하는 사실을 두고 안전만 외치고 우리 국민의 걱정과 우려를 괴담이라고 치부하는 것이 우리 정부, 우리 집권 여당"이라며 "대체 어느 나라 정부이고 어느 나라 집권 여당이냐"고 반문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단식 농성으로 오염수 방류 저지에 힘을 싣고 있다. 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연 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저지를 위한 단식 농성에 돌입한다. 지난 20일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삭발을 단행한 뒤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는 윤재갑 의원에 이어 두 번째다. 윤 의원은 물이 담긴 작은 어항에 잉크를 흘려 넣는 퍼포먼스를 진행해 오염수 방류 위험성을 주장한 바 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