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지는 이야기] 종합적인 접근 필요한 항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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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현 인제의대 부산백병원 내과 교수
동남권항노화의학회 회장

최근 노화와 항노화에 대한 관심은 세계적으로 점점 커지고 있다. 구글과 같은 IT 회사들은 항노화 치료를 연구하는 벤처 회사에 엄청난 금액을 투자하고 있고, 노화에 대한 수많은 과학연구 논문이 매일 쏟아지고 있다. 흔히 인류가 마지막으로 정복해야 할 의학계의 과제로 악성 종양과 뇌의 신비, 노화를 이야기하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노화에 대한 연구일 것이다. 건강하고 명석하게 오래 살아야 나머지 두 분야를 더 연구할 수 있지 않겠나.

우리나라의 평균 기대 수명은 80대 중반으로 알려져 있는데, 80세가 되기 전에 사망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지병으로 사망한다. 지병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질환은 암과 심혈관 및 뇌혈관질환이다. 따라서 이 세 가지 질환을 적절히 예방하고 치료하는 것이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정기 검진을 통해 각종 암을 조기에 발견해서 잘 치료하고, 심뇌혈관질환의 원인이 되는 동맥경화증을 철저히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뜻이다. 현대의학이 이들 질환을 아직 완전히 정복한 것은 아니지만, 현재의 기술로도 충분히 관리할 수 있음은 기억하도록 하자.

노쇠는 노화에 따라 기력과 근력이 쇠잔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나이가 같아도 노쇠의 정도는 다를 수 있다. 노쇠를 막기 위해서 제일 중요한 것은 몸의 큰 근육들을 튼튼히 유지하는 것이다. 이것은 약이나 건강식품으로는 할 수 없으며, 규칙적인 근력·유산소 운동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심폐기능과 에너지 대사도 좋은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심장과 호흡기계, 내분비계에 대한 장기간에 걸친 세심한 의학적 관리가 필요하다.

탈모와 피부 노화, 시력과 청력, 치아, 배뇨 및 배변, 척추 및 무릎 관절 등 다양한 기관의 노화는 사람마다 그 정도가 다르다. 수명과 직접 관련은 적다고 해도 이들 기관과 장기의 노화는 일상적인 삶을 불편하게 할 수 있다. 이 다양한 기관의 노화와 기능장애를 몇 가지 약물이나 건강식품으로 다 조절한다는 것은 난센스이며, 기능장애와 불편함을 조절하기 위해 각각의 부위들에 대한 정밀한 의학적 처치들이 꼭 필요하다.

임상 진료에서 많이 사용되는 몇몇 약물이 특정 부위나 장기에 대한 항노화 효과가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필자의 실험실에서도 몇 가지 약물이 인위적으로 스트레스를 가한 혈관과 췌장 베타세포의 노화를 강력하게 억제할 수 있음을 발견해서 논문으로 보고한 적이 있다. 이 약물들의 장기적인 안전성은 이미 확립되어 있기에 필요한 경우 사용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항노화 치료는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질병의 예방과 조기 진단, 효과적인 관리라고 하는 기본과 함께 노쇠와 기능장애에 대한 다각도의 사려 깊은 접근이 같이 필요하다. 다방면의 전문가들이 모인 동남권항노화의학회와 같은 단체는 이런 이유로 꼭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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