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자영업자 연체율 1%… 8년 만에 최고치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다중채무자 비율 71% 역대 최고
취약 자영업자 연체 확대 위험 커

사진은 부산 서면의 상가 거리 모습. 기사와 관련없음 부산일보DB 사진은 부산 서면의 상가 거리 모습. 기사와 관련없음 부산일보DB

1분기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권 연체율이 1%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직전 수준을 넘어서 8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특히 중저소득층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2%에 육박해 특단의 대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26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영업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1분기 현재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1033조7000억 원으로 다시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해 3분기(1014조2000억 원)와 4분기(1019조9000억 원)에 이어 세 분기 연속 1000조 원을 넘어섰고, 불과 3개월 사이 13조 9000억 원이나 더 불었다.

올해 들어 연체율 상승 속도도 지난해보다 눈에 띄게 빨라졌다. 1분기 기준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연체율은 1.00%로 집계됐는데, 지난해 4분기(0.65%)보다 0.35%포인트(P) 높다. 1.00%는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4분기(0.76%)를 웃돌 뿐 아니라 2015년 1분기(1.13%)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은 자영업자 연체율이다.

자영업자 대출 연체액도 1분기 6조 3000억 원으로, 지난해 4분기(4조 1000억 원)보다 53.7%나 늘었다.

자영업 대출자 연체율을 소득별로 나눠보면, 저소득층(소득 하위 30%)은 지난해 4분기 1.2%에서 1분기 1.6%로 0.4P 올랐다. 중소득(소득 30∼70%) 자영업자의 연체율(1.8%)도 3개월 새 0.5%P 더 높아졌다.

고소득(소득 상위 30%) 자영업자의 연체율(0.9%)도 2019년 3분기 이후 3년 6개월 내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자영업자 가운데 이미 여러 곳에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자(가계대출 받은 기관 수와 개입사업자 대출 상품 수의 합이 3개 이상인 대출자)의 비율이 갈수록 커지는 점도 자영업자 대출 부실을 경고하는 위험 신호다. 1분기 현재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대출 잔액은 737조 5000억 원으로, 지난해 4분기보다 2.4%(17조 2000억 원) 더 늘었다.

전체 자영업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3개월 사이 70.6%에서 71.3%로 커졌다. 이는 역대 최대 기록이다.

이와 관련 한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는 가운데 대출금리 부담이 유지될 경우 취약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연체 규모가 확대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