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최대 굴욕 푸틴, 프리고진 용서하지 않을 것”
“망명해도 묵숨 안전하지 않아”
바그너 그룹 운명도 현재 안갯속
러시아를 겨냥해 반란을 일으킨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주요 외신은 이번 반란으로 정치적 리더십에 타격을 입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프리고진이 빠져나가게 두지 않을 것이며 배신자를 찾아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벨라루스 정부 중재 하에 크렘린궁과 맺은 합의에 따라 러시아를 떠나 벨라루스로 향한 것으로 보인다. 프리고진이 벨라루스에 망명하더라도 러시아의 동맹인 벨라루스에서 안전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994년 권력을 잡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유럽에 마지막 남은 독재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의 오랜 친구로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했다. 망명 중인 벨라루스 야권 지도자 스뱌틀라나 치하노우스카야는 “루카셴코는 결코 평화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다”라면서 “그가 프리고진을 어떻게 할지 확실하지 않다”고 우려했다.
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차이퉁(FAZ)도 ‘프리고진이 벨라루스로 망명한다고 해도 목숨은 안전하지 않다’고 논평하며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내에서도 배신자를 찾아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하일 카시야노프 전 러시아 총리는 BBC에 “프리고진이 처음에는 벨라루스로 가겠지만 다시 아프리카로 가서 정글 같은 곳에 있게 될 것”이라면서 “푸틴은 그를 용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는 바그너 그룹 병력이 배치돼 있다.
독일 일간 슈피겔도 25일(현지 시간) ‘배신자’에게 반란 책임을 묻지 못하는 양보까지 하면서 역대 최대 굴욕에 직면한 푸틴 대통령이 프리고진이 빠져나가게 두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그너 그룹의 운명을 두고도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현재까지 어떤 방식으로 전개될지 아직 결정 난 것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러시아 하원 안드레이 카르타폴로프 국방위원회 위원장은 용병 기업 자체를 해산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반면 국방부 소식통은 프리고진에 대한 신뢰 추락 때문에 이 단체가 하나의 조직으로 생존할 수 없으며 소속 용병 대부분이 흩어져 국방부나 국가근위대(내무군) 등에 흡수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형 기자 m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