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상화 들어선 BIFF, 영화제 준비 진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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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임시총회 ‘조 위원장 해촉’ 의결
병폐 도려내는 전화위복 계기 삼아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 김종진 기자 kjj1761@

26일 열린 부산국제영화제(BIFF) 임시총회에서 ‘조종국 운영위원장 해촉’ 안건이 통과됐다. 이용관 이사장도 퇴진 의사를 표명했다. 이로써 BIFF는 두 달 가까이 계속된 극심한 혼돈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됐다. 이번 BIFF 사태는 이 이사장이 지난달 9일 측근인 조 위원장을 무리하게 BIFF에 끌어들임으로써 촉발했다. 영화계 안팎에서는 BIFF 정상화를 위해서는 조 위원장을 사퇴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는데, BIFF가 그런 요구를 전격 수용한 셈이다. BIFF가 그동안 제기된 내홍에 대한 우려를 접고 다시 정상화로 나아갈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BIFF 임시총회의 이날 결정은 무척 다행이라고 하겠다.

당초 이날 임시총회에서 BIFF가 조 위원장 해촉안을 부결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없지 않았다. 자신에 대한 운영위원장 임명 과정에 절차상 하자가 없었고 지금의 BIFF 사태도 허문영 전 집행위원장 사임으로 촉발됐다는 조 위원장의 주장을 이용관 이사장을 비롯한 다수 이사들이 옹호하는 경향이 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영화계의 반발이 워낙 거셌다. 임시총회가 열리기 직전인 이날 오전에도 전국 18개 영화 단체들이 조 위원장 해촉을 강하게 요구했을 정도였다. 현재의 내홍이 계속된다면 자칫 BIFF의 존립마저 위태로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짐에 따라 결국 이날 BIFF는 조 위원장 해촉 결정을 내린 것이다.

조 위원장 해촉안이 가결되면서 이번 BIFF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정상적으로 열릴 수 있을지조차 장담할 수 없었던 올해 영화제에 대한 걱정을 덜게 됐다.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제작사·감독·배급사를 가리지 않고 영화제 보이콧을 언급할 지경에 이르렀는데, 그에 대한 우려가 상당 부분 해소된 것이다. 이날 임시총회에서 집행위원장 직무 대행 체제를 위한 규정이 개정된 점도 고무적이다. 집행위원장 직무 대행을 맡은 남동철 수석프로그래머의 단일 지도체제 아래 영화제 준비가 가능해진 것이다. 혁신위원회 출범도 윤곽이 그려지면서 조직 재정비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BIFF는 부산의 자랑거리다. 1996년 출범 후 28년 동안 한국 영화인과 부산 시민의 열렬한 지지를 바탕으로 지금은 세계 무대에서도 손꼽히는 영화제로 성장했다. 조 위원장을 해촉함으로써 근래 불거진 내홍은 한 고비를 넘겼지만, 이번 사태를 통해 낡은 조직 문화와 부실한 인사 시스템, 불투명한 예산 집행 등 BIFF의 총체적인 문제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달리 생각하면 BIFF의 이런 병폐들을 단번에 도려낼 수 있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때를 놓치면 BIFF의 미래는 없다고 봐야 한다.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올해 영화제 준비에 만전을 기하는 등 BIFF 위상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데 진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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