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미술·스포츠까지…극장이 달라진다
라이브 콘서트·전시·골프 스튜디오
비영화 분야도 품는 문화공간 변신
팬데믹·관객 감소 등에 자구책 마련
극장이 다양한 문화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극장들이 영화 상영관을 콘서트, 전시,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와 공간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27일 영화업계에 따르면 CJ CGV와 롯데시네마 등 멀티플렉스 극장들은 영화관을 체험형 생활 공간으로 꾸미고 있다. 공연 실황 영화를 개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라이브 콘서트나 청음회 등을 여는 등 다양한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CJ CGV는 다음 달 7일부터 9일까지 CGV 센텀시티에서 가수 십센치(10CM) 라이브 콘서트를 연다. 이 공연은 지난 21일 예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을 기록했다. 부산 공연에 앞서 오는 29일부터 사흘간 서울 영등포 CGV에서 첫선을 선보인다. 십센치는 CGV 광교·평촌·일산·왕십리·평택·의정부·송파·안산·순천·여수웅천·전주효자 등에서도 순회 공연을 연다.
스포츠 공간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CGV는 서울 종로 피카디리와 구로, 신촌에 클라이밍 짐 ‘피커스’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2월부턴 송파점에서 골프 스튜디오 ‘디어프로치’를 선보이고 있다. CJ CGV 황재현 전략지원 담당은 “하나의 커뮤니티를 형성해 관객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며 “새로운 공간에 관객 반응이 좋다”고 했다.
롯데시네마는 전시에 초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 건대입구점에 전시공간 ‘CXC 아트뮤지엄 x 롯데시네마’를 개관한 데 이어 이달엔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 체험형 전시공간 ‘랜덤 다이버시티’를 열었다. 롯데시네마는 전문 전시공간 사업자와 협약을 맺고 공간 활용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인디 가수들의 청음회도 열고 있다. 이신영 롯데컬처웍스 커뮤니케이션 팀장은 “지난해 아티스트 슬롬에 이어 올해 키드밀리가 청음회를 열었다”며 “예매 오픈을 하면 빨리 매진될 정도로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극장의 강점인 넓은 공간과 압도적인 음향 시스템을 활용해 몰입감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할 예정.
메가박스도 문화 공간으로 활용을 논의하고 있다. 메가박스 관계자는 “상영관 내부를 리뉴얼해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극장의 넓은 공간, 우수한 음향 등을 활용해 몰입감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시킬 예정”이라고 했다.
극장들이 비(非)영화 분야에 적극적으로 나선 데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극장가 현실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 극장 관계자는 “팬데믹으로 직격탄을 맞은 극장가가 오랜 기간 회복하지 못하면서 자구책에 나선 것”이라며 “영화 상영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수입원을 확보하려고 한다”고 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