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등록에서 충전 시작까지 두 시간… “갈 길 머네”
EQS 450 SUV 충전 체험
지하공간에서 송수신 불량
메르세데스-벤츠 ‘EQS 450 SUV’ 시승에선 그동안 피상적으로만 봤던 전기차 충전을 온전하게 경험할 수 있었다.
첫 날 360km 가량 주행한 뒤 배터리 잔여용량이 13% 정도 밖에 남지 않아 충전이 필요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숙소 주변의 급속충전소를 찾아봤지만 여의치 않았고, 결국 숙소 지하에 위치한 완속 충전기를 사용해야 했다.
충전설비는 SK브로드밴드에서 운영하는 홈앤자치였고, 벽면에 붙은 지시에 따라 먼저 시승 동반자 이름으로 ‘앱 회원 가입’을 한 ‘인증수단 등록’에서 교통카드 기능이 있는 신용카드를 올렸다. 이어 신용카드를 충전기에 태그한 뒤 충전기 ID 번호도 입력했다.
이때까지는 절차가 무난했다. 하지만 이어 등록 카드를 충전기에 갖다 댔을 때 승인이 나야 하는데 계속 실패했고, 가입자를 바꿔 등록한 뒤 승인은 났지만 이젠 충전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6~7차례 홈앤차지 문의센터로 전화를 하게 됐다.
승인과 충전이 왜 원활하지 않느냐는 지적에 홈앤차지 측은 “충전소가 지하여서 기기 간 송수신이 제대로 되지 않은 듯하고, 카드를 대고 승인이 나면 바로 카드를 떼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업체 측은 충전이 시작되면 차 문을 열거나 닫는 등의 행위를 하면 안 된다고도 했다. 앱 등록에서 충전 시작까지 무려 두 시간이나 걸렸고, 3시간 40분가량 충전에도 30% 용량이 늘어나는 정도였다. 전기차 시대가 도래했다고 하지만 시장 확대에 가장 중요한 충전부터 갈 길이 멀어 보였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