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 덕? 외국인, 동부산보다 원도심 식당 더 찾았다
BC카드 1~5월 결제 금액 분석
부산 전년 대비 1092%나 급증
전국 평균보다 증가율 배 높아
북항 인근 남포동·초량동 비롯
원도심 지역 음식점 매출 상위
대대적인 엑스포 홍보전 효과
지난 1~5월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의 카드 결제금액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의 증가 폭은 국내 평균과 비교하면 배에 가까운 수준으로 전국에서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특히 2030부산세계박람회(부산월드엑스포) 개최 예정 부지에 근접한 지역에서 음식업종 결제량이 집중됐다. 오는 11월 2030년 세계박람회 개최지 결정을 앞두고 세계의 관심이 부산에 집중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BC카드가 27일 공개한 지난 1∼5월 한국 방문 외국인 관광객 9만 명의 국내 가맹점 결제 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부산 결제 금액은 전년 동기보다 1092% 증가했다. 전국 평균(569%)의 배에 가까운 수치다. 부산 외에 서울 706%, 제주도 283%, 강원도 215%, 경북 201% 순으로 늘었다. 코로나 엔데믹 이후 전국적으로 늘긴 했지만, 부산에서 두드러진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부산 중구, 동구 등 부산월드엑스포 개최 예정 부지인 북항 재개발 단지와 인접한 지역에서 음식업종 결제가 쏠렸다. 음식업종에서의 카드 사용은 화장품, 백화점, 병원 등 다른 업종에 비해 관광 목적으로 방문한 유효 관광객 추산이 가능하다.
지역별 음식업종 매출 건수 순위를 살펴보면, 자갈치시장·국제시장·BIFF거리 등이 위치한 중구 남포동이 1위에 올랐다. 이어 깡통시장이 있는 부평동과 40계단 문화관광테마거리가 자리를 잡은 중앙동 등 중구의 행정동은 4, 5위에도 이름을 올렸다. 초량시장, 이바구길이 있는 동구 초량2동은 6위에 위치했다. 2위와 3위는 각각 사하구 감천2동(감천문화마을), 부산진구 부전1동(서면)이었다.
해운대, 광안리 등 국내 여행객이 즐겨 찾는 동부산이 아닌 원도심 일대에 외국인 관광객이 집중되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관광업계에선 부산역과 크루즈 기항지인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과 인접한 데다, 부산월드엑스포에 대한 글로벌 홍보전이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개최 예정지에 대한 해외의 관심이 부쩍 높아진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이날 동구 부산역 앞에서는 곳곳에 펼쳐진 부산월드엑스포 유치 기원 현수막을 보고 관심을 보이는 외국인 관광객을 다수 만날 수 있었다. 부산시티투어버스 승차장에서 만난 태국인 관광객 A 씨는 “태국에서 열린 ‘슈가’ 콘서트를 보고 한국에 왔다. BTS(방탄소년단)가 부산월드엑스포 홍보대사를 맡고 있어 부산을 알게 됐다”며 “월드엑스포 영향인지는 모르겠지만 기대했던 것보다 도시 전체가 활기를 띠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4월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작년에 비해 급등했다. 부산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이 기간 부산 방문 외국인 관광객은 6만 4537명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42만 3140명으로 6.5배 늘었다. 특히 올해 들어 매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부산 방문 외국인 관광객은 1월 6만 3333명에서 2월 6만 7800명으로 증가한 뒤, 3월 12만 8742명, 4월 16만 3265명 등으로 가파르게 늘었다.
부산관광공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종료에 따른 영향도 있을 수 있지만 부산월드엑스포의 대대적인 해외 홍보전이 유효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외국인 관광객이 부산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뿐 아니라 불편도 없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