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소규모 제조업 노동자 덜 벌고 더 위험
부산노동권익센터 설문조사
월 임금 전체 대비 70만 원 낮아
제조업 산재 사망 9명 중 8명 집중
10명 중 4명 주 48시간 이상 일해
부산지역 30인 미만 소규모 제조업 노동자 10명 중 4명은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재 사고도 3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으로 집중돼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소규모 제조업 노동실태 개선을 위한 사회적 차원의 노력과 지원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노동권익센터는 지난 2월 16일부터 4월 19일까지 30인 미만 소규모 제조업체 노동자 587명을 대상으로 ‘부산지역 소규모 제조업 노동실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27일 밝혔다. 사업체 규모별로 5인 미만 101명, 5~9인 111명, 10~29인 375명이 참여했고 성별로는 남성 379명, 여성 208명이었다. 소규모 제조업은 30인 미만 사업장으로 규정해 조사를 진행했다.
부산지역 소규모 제조업 노동자들은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2022년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제조업 전체 월 평균 임금은 약 343만 1600원이다. 반면 부산지역 30인 미만 제조업 노동자 월 평균 임금은 노동권익센터 조사 결과 약 275만 8000원으로 70만 원 가까이 낮았다. 해마다 상승하는 최저임금을 고려하면 실제 격차는 이보다 더 크다는 것이 센터의 설명이다.
소규모 제조업 노동자들은 대체로 주 6일 이상 노동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노동시간에서는 10명 중 4명이 주당 48시간을 넘겼으며 52시간을 초과하는 사례도 있었다. 40시간 초과 52시간 이하가 39.9%로 가장 많았고 52시간 초과 근무하는 노동자가 15.2%에 달했다.
부산지역 제조업 산재 사고도 소규모 사업장에 집중됐다. 지난해 부산 제조업 사고 사망자 9명 중 8명이 30인 미만 소규모 제조업 사업장에서 목숨을 잃었다. 제조업 사고 재해자도 1406명 중 1006명(71.6%)이 30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하면서 안전관리 사각지대임이 드러났다.
이번 조사는 부산 소규모 제조업 노동실태에 대한 최초의 구체적 시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부산지역 소규모 제조업은 부산 전체 제조업 노동자의 절반을 넘는 55.6%에 달하지만 그간 소규모 사업장에 대한 제대로 된 실태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