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최고위 장성 체포… 푸틴 복수 신호탄?
바그너 그룹 반란 동조·가담 의혹
러 정부, 프리고진 돈줄 차단 움직임
러시아 정부가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이끄는 바그너 그룹의 무장 반란에 동조하거나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는 러시아군 최고위 장성을 체포한 것으로 알려진다. 러시아 정부는 또 프리고진의 돈줄을 끊기 위해 각국 정부를 접촉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복수극의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 매체 모스크바타임스는 28일(현지 시간) 러시아 국방부와 가까운 소식통 2명을 인용해 우크라이나전 총사령관을 지낸 세르게이 수로비킨 러시아 항공우주군 총사령관(대장)이 반란 사태와 관련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육군 출신으로 러시아군 내 강경파를 대표하는 수로비킨은 러시아 동부 군관구 사령관과 시리아 파견부대 사령관 등을 역임한 백전노장이다. 1987년 임관해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전했으며 체첸 분리주의자 진압, 시리아 내전 등에서 잔인함과 유능함을 함께 발휘해 ‘아마겟돈 장군’ ‘시리아 도살자’ 등으로 불린다.
한 소식통은 그의 체포가 “프리고진과 관련해 이뤄졌다. 명백하게 그는 이번 반란에서 프리고진 편에 섰다”며 수로비킨이 당국의 통제 아래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수로비킨이 현재 어디에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내부에서도 해당 정보를 언급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러시아 군사블로거 블라디미르 로마노프는 바그너 그룹의 철군 다음 날인 지난 25일 수로비킨이 체포됐으며 모스크바 레포르토보 구치소에 수감돼있다고 전했다.
친정부 성향의 러시아 군사 전문 텔레그램 채널 ‘리바리’는 이번 반란과 관련해 숙청이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리바리에 따르면 바그너 그룹의 반란을 막는 데 있어 결단력 부족을 보인 군 인사들을 당국이 색출해내려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 러시아 외교부 고위관계자가 시리아를 방문해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에게 바그너 그룹의 용병 사업의 관리 주체가 바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메시지는 바그너 그룹의 주요 활동 국가인 중앙아프리카공화국과 말리 정부에도 각각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무장반란에 실패한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 입장에선 돈줄이 끊기게 된 셈이다. 연합뉴스
김형 기자 m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