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오션플랜트,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아시아 최고 ‘글로벌 넘버원’ 힘찬 도약
유럽 시장까지 영향력 확대
국내 최초 후육강관 국산화
2027년 연 매출 2조 원 기대
SK에코플랜트 자회사인 SK오션플랜트는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아시아 넘버원’ 자리를 꿰찬 데 이어 유럽 시장 영향력까지 확대하며 세계 일류 해상풍력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2019년 세계 최대 해상풍력발전 기업인 덴마크의 오스테드를 시작으로 벨기에 얀데눌, 세계 최대 그린에너지 투자운용사인 CIP(Copenhagen Infrastructure Partners)가 개발하는 대만 서부 장화현 해상풍력단지 공급용 재킷을 연거푸 수주하며 이미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았다.
작년 8월엔 대만 최대 해상풍력 단지 조성 사업인 ‘하이롱 프로젝트’에 6004억 원 규모 공급 계약을 따낸 데 이어 올해 일본 NSE로부터 220MW급 하부구조물 컴포넌트까지 수주했다. 국내 기업이 제조업 강국인 일본에 재킷을 공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덕분에 지난해 매출액 6918억 원, 영업이익 719억 원으로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냈다. 올해 1분기 매출도 전년 대비 29% 증가한 2197억 원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다.
영업이익 역시 전년 대비 9% 늘어난 186억 원을 올렸다. 3분기엔 15GW급 해상풍력발전 단지를 조성하는 대만 Round 3 발주가 시작되는 만큼 또 한 번의 잭폿도 기대된다.
SK오션플랜트의 경쟁력은 크게 3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하부구조물 제작의 기본이 되는 후육강관 기술력이다.
후육강관은 두꺼운 철판을 구부려 만든 산업용 파이프이다. 지름 10m, 두께 145mm의 철판을 정밀하게 자르고 붙여야 한다. SK오션플랜트는 2000년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후육강관을 국내 최초로 국산화했다.
이를 토대로 조선 기자재, 선박 개조, 플랜트 구조물을 전문으로 하는 중견 기업으로 성장했고, 2012년 ‘해상용 풍력발전기의 지지 장치’ 특허를 취득하며 하부구조물 시장에 진출했다. 여기에 올해 하부구조물 지지·보강 관련 특허 2건까지 출원하며 독보적인 기술력을 재확인했다.
두 번째는 초대형 구조물 제작이 가능한 생산 인프라다. SK오션플랜트의 주력 제품인 ‘재킷’은 1기당 높이가 93m, 무게는 2200t에 달한다. 고성조선해양산업특구 내 93만㎡ 작업장은 이를 대량으로 생산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이와 함께 미래 먹거리가 될 부유식 하부구조물, 해상변전소(OSS) 등을 생산할 새 사업장도 건설 중이다. 총 면적 160만㎡ 규모로 국제경기용 축구장 250개를 합친 크기다.
여기에 거대한 구조물을 제작 완료와 동시에 출하·선적할 수 있는 접안 설비는 생산력을 극대화 한다. 특히 10~15m에 이르는 깊은 수심과 600m가 넘는 부두는 그 자체로 물류 경쟁력이 된다.
시장 전망도 밝다. 매켄지의 2022년 글로벌 에너지 전망 모델을 보면 2050년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전제로 세계 해상풍력 시장은 1000GW, 500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 조사기관 블룸버그 뉴 에너지 파이낸스(BNEF) 역시 연간 글로벌 해상풍력 설치량이 2022년 13GW에서 2030년 47GW로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SK오션플랜트로선 더할 나위 없는 호재다. 지금 추세라면 새 야드가 완성되는 2027년에는 연 매출 2조 원, 기업가치 5조 이상 달성도 무난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SK오션플랜트는 올해 베트남, 미국, 호주 등 신규 해외 시장 진출도 본격화해 글로벌 톱 티어로 발돋움한다는 전략이다.
모기업과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SK에코플랜트는 해상풍력 사업개발, 핵심기자재 생산, 수전해를 통한 그린수소 생산기술까지 ‘완성형 그린수소 밸류체인’을 갖추고 있다. SK오션플랜트는 이를 발판 삼아 해상변전소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해 해상풍력 종합 전문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구상이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