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증오 부추기는 선동 연설” 국힘 “팩트에 근거한 발언”(종합)
윤 대통령 “반국가세력” 발언 파장
윤석열 대통령의 전날 ‘반국가세력’ 발언에 더불어민주당이 29일에도 “도를 넘었다” “극우 유튜버나 할 말”이라며 일제히 비판에 나섰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국민들이 동의하기 어려운 극단적 표현”이라며 “국민 통합의 정신을 전면적으로 부정한 건 아닌지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성주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증오를 부추기는 선동 연설로 광기의 사회로 들어가는 문을 열어젖힌 것”이라고 비판했고, 정청래 최고위원은 “그럼 윤석열은 ‘반국가세력 간첩’ 밑에서 검찰총장질 했나”라고 날선 말로 쏘아붙였다.
비교적 ‘중립’ 성향 인사들도 가세했다. 당 원로인 유인태 전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극우에 포획돼 가는 느낌”이라고 지적했고, 민주당에 비판적인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도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이견은 존재할 수밖에 없는데 상대를 국가정체성을 부정하는 자, 반역분자 이렇게 몰아가고 있다”면서 “극우나 수구꼴통의 입에서 나올 만한 이야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팩트에 근거한 발언’이라며 윤 대통령을 엄호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경기 평택에서 제2연평해전 승전 21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에게 “종잇조각에 불과한 종전선언 하나 가지고 대한민국에 평화가 온다고 외친다면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 대북 정책을 비판하면서 “정확한 팩트에 근거한 발언에 민주당이 반발한다는 것 자체를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신주호 상근부대변인도 논평에서 “지극히 상식적인 내용인데 민주당이 이토록 발끈하는 것은 도둑이 제 발 저린 것”이라며 “문재인 정권의 외교·안보 정책이 총체적으로 실패했음을 자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하태경 의원은 “대통령의 안보에 대한 큰 걱정은 이해한다”면서도 “지난 정부를 간첩 세력이라고 보는 건 아니라는 걸 명확히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자유총연맹 창립 69주년 기념식에 참석,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 정책에 대해 “왜곡된 역사의식, 무책임한 국가관을 가진 반국가 세력들이 북한 공산집단에 대해 유엔 안보리 제재를 풀어달라고 읍소하고, 유엔사를 해체하는 종전선언을 노래부르고 다녔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