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연주자들, 위상 낮아진 차이콥스키 콩쿠르 휩쓸어
바이올린 김계희, 첼로 이영은, 성악 손지훈 우승
기악 부문 우승은 이번이 처음
WFIMC 회원 자격 박탈로 콩쿠르 위상은 타격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인 연주자가 바이올린, 첼로, 성악 등 3개 부문에서 우승했다.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조직위원회는 30일 바이올린 부문 김계희, 첼로 부문 이영은, 남자 성악 부문 손지훈(테너)이 각각 1등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한국인이 차이콥스키 콩쿠르 기악 부문에서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부문은 6위까지, 성악 부문은 남녀 각각 4위까지, 목관과 금관 부문은 8위까지 발표됐다. 한국인 참가자는 8명이 결선에 진출해 모두 입상했다.
성악 부문에는 베이스 정인호가 공동 2위에 올랐고, 첼로 부문에서 박상혁이 3위, 목관 부문에서 플루티스트 김예성이 공동 3위에 올랐다. 피아노 부문 결선에 진출했던 예수아는 공동 4위, 첼로 부문에서는 이동열이 5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입상자 대부분이 한국과 러시아 연주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올해 초 유네스코 산하 국제음악경연대회 세계연맹(WFIMC)이 회원 자격을 박탈하며 위상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이 대회 1, 2위 우승자에게 주던 병역 혜택을 주지 않기로 했다.
이번 대회 수상자들 면면을 봐도 러시아와 한국인 연주자 일색이다. 특히 피아노에서는 1~3위가 러시아 연주자다. 바이올린에서도 러시아 연주자가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첼로 분야에선 1~6위가 모두 한국과 러시아 연주자다. 중국 연주자가 성악 부문 3위, 피아노와 바이올린 부문에서 4위에 올랐을 뿐이다.
1958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창설된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는 만16세에서 32세의 전 세계 젊은 음악가들을 대상으로 하고, 클래식 음악 분야에서 폴란드의 쇼팽 콩쿠르, 벨기에의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와 함께 ‘세계 3대 콩쿠르’로 불릴 정도로 위상이 높은 대회였다.
역대 한국인 입상자로는 피아노 부문 정명훈(1974년 공동 2위), 백혜선(1994년 공동 3위), 손열음(2011년 2위), 조성진(2011년 3위), 바이올린 부문에는 이지혜(2011년 3위), 김동현(2019년 3위), 성악 부문에는 테너 최현수(1990년 1위), 바리톤 김동섭(2002년 3위), 소프라노 서선영(2011년 여자 성악 1위), 베이스 박종민(2011년 남자 성악 1위), 바리톤 유한승(2015년 3위), 바리톤 김기훈(2019년 2위) 등이 있다.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