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서구 송도스포츠센터 급한 불 껐지만...운영난 ‘여전’
운영비 부족을 이유로 돌연 문을 닫기로 한 부산 서구 송도스포츠센터(부산일보 6월 27일 자 11면 보도 등)가 휴관을 하루 앞두고 다음 달 운영을 이어가기로 했다. 당장 급한 불은 끈 상태지만 여전히 센터 측은 운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송도스포츠센터 위탁사업자인 (사)부산서구스포츠클럽은 다음 달에도 센터 운영을 지속하겠다고 30일 밝혔다. 센터 운영을 바라는 주민들이 많은 만큼 예산이 허용하는 선에서 영업을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클럽은 다음 달에도 센터가 운영되길 바라는 다수 주민의 요구에 따라 휴관 결정을 철회했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8시 30분께 센터 회원 20여 명이 서구청 앞에서 시위하는 등 센터 휴관이 결정되고서 다수 주민이 센터 휴관에 반발했다.
클럽 관계자는 “어제 긴급 이사회에 공한수 구청장이 찾아와 간곡히 부탁하는 등 센터 휴관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컸다”며 “일단 힘이 닿는 데까지는 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운영비 부족 문제는 해결되지 않아 센터 운영은 불안정한 상황이다. 구청에 따르면, 다음 달 센터가 사용할 수 있는 돈은 2000만 원 남짓이다. 당초 운영 자금 6600만 원이 있었지만, 7월 한 달분 회원 등록비 5000만 원가량이 휴관 통보 이후 환불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센터 운영이 지속돼도 정상적인 운영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수영장 안전요원 미배치 지적(부산일보 6월 21일 자 10면 보도)에 따른 안전요원 채용 등 지출은 늘었지만, 당장 쓸 수 있는 예산은 넉넉지 않기 때문이다. 고령층 이용객이 많은 센터 특성상 필수적인 엘리베이터 수리도 예산 부족으로 할 수 없다는 게 클럽 관계자 설명이다.
그러나 사태와 연관된 기관 사이의 ‘감정골’은 깊은 상황이다. 이날 오후 1시께 클럽 관계자와 김혜경 서구의장이 센터 운영 정상화를 위해 만났지만,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는 못했다.
양측 갈등은 장외설전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지난 29일 구의회는 센터 예산을 삭감한 이유 6가지가 담긴 ‘송도스포츠센터 휴관 관련 서구의회 입장문’을 발표했다. 구의회는 입장문에 “구청에서 매년 3억 원이 넘는 예산을 (센터에) 지원하고 있지만, 센터는 급여명세서 외 증빙서류 제출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그러자 클럽은 구의회 성명문에 즉각 반발하며 ‘서구의회 입장문에 대한 반박문’을 내놓았다. 클럽은 구의회 6가지 이유를 모두 반박하면서 “급여명세서 등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것은 개인정보 침해가 다분하다”며 “구의회 요청으로 지난 3월 13일부터 5일간 서구청으로부터 특별감사도 받은 바 있다”고 밝혔다.
휴관이 철회됐다는 소식에 센터 회원들은 안도하면서도 당장은 안심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부산송도스포츠센터 회원 문정훈(43) 씨는 “8월까지 대책을 강구할 시간 여유가 생겼다는 게 중요하다”며 “센터 운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구청과 구의회, 센터가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