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션 뷰] 오늘은 세계 일회용 비닐봉지 없는 날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김양언 ㈜백화수산 대표

일회용품 제한 세계적 환경 캠페인
플라스틱 대체할 친환경 소재 절실
해양 오염 방지 위해 모두 나서야

오늘은 ‘세계 일회용 비닐봉지 없는 날’이다. 2008년 스페인의 국제환경단체 ‘가이아’가 제안해 만들어진 날이다. 2021년부터 전 세계 40여 개국의 시민단체가 동시에 이날을 기념하고 있는데,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환경보호 캠페인의 일환이다.

요즘 들어선 환경 오염 중 해양 오염 이슈가 크게 부각되고 있다. 특히 비닐봉지 문제가 심각하다. 비닐봉지는 바다로 흘러가 시간이 지나면서 분해되고, 이때부터 2차 미세 플라스틱이 발생한다. 플라스틱 제조 과정에서 첨가된 독성 물질이 바닷물을 오염시킨다. 미세 플라스틱은 해양 생물을 통해 우리 몸에 다시 들어오게 된다.


그린피스 보고서에 의하면 2019년 기준 우리나라의 연간 일 인당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량은 9.2㎏이다. 국가 전체적으론 약 47만 톤에 달한다. 종량제 봉지 20L로 한반도의 70%를 덮을 수 있는 분량이다.

비닐봉지는 플라스틱 재질로 자연 분해되려면 500년 이상이 걸린다. 매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플라스틱 쓰레기 800만 톤이 바다로 흘러간다.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는 플라스틱은 잘게 부서진 미세 플라스틱으로 변형돼 생선과 조개 등에 스며들고, 우리 밥상에 오른다. 큰 플라스틱은 그나마 수거할 수 있지만, 5㎜ 미만은 어렵다.

올해 3월 말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이 시행됐다. 일회용품 사용을 제한하고, 재활용 가능 원료의 사용 비율을 표시하는 게 핵심이다. 또 지자체가 재생용품의 구매를 우선 검토하도록 해 재생용품의 수요처를 넓혔다. 재생용품을 사려고 해도 관련 정보가 부족하고, 재생용품 생산자 역시 판로 개척에 어려움이 큰 점을 개선했다.

한국환경공단도 작년 재활용의무 대상 제품과 포장재의 출고·수입 성적서 제출을 안내하며 법정기간 내 이를 제출하지 않으면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력과 자원이 부족한 중소·중견기업은 바뀐 규제에 맞춰 능동적으로 대비하기가 어렵다.

재활용의무 대상 품목은 4개의 포장재군인 종이 팩, 금속 캔, 유리병, 합성수지 포장재를 비롯해 윤활유, 전지류, 타이어, 형광등 등 8개 포장재군이다. 이 제도는 생산자만이 아니라 지자체, 정부도 노력해야 성과를 낼 수 있다. 개인도 마찬가지다. 세계 일회용 비닐봉지 없는 날인 오늘 하루만이라도 일회용품 사용 금지와 철저한 분리수거 등 노력이 필요하다.

환경 측면으로 지속 가능하고 재사용이 가능한 포장재에 대한 관심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2022년에 발간된 〈미국 포장산업 트렌드 보고서〉는 자연에서 완전히 분해되는 생분해성 재료 등 친환경 원료를 사용한 포장재가 플라스틱을 빠르게 대체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장 대표적인 물질은 옥수수 전분이다. 또 대나무, 쌀겨, 사탕수수 등의 개발도 활발하다. 주로 옥수수와 사탕수수 등으로 만드는 생분해성 수지인 ‘PLA(polylactic acid)’는 도시락 용기, 빨대, 컵 등 친환경 제품으로 활용된다.

일본의 한 식품 포장기업은 이러한 신소재로 용기를 출시했다. 옥수수 전분을 원료로 하는 바이오 플라스틱의 일종으로 일반 PLA와 달리 110도의 고온에서도 견딜 수 있어 전자레인지에도 사용할 수 있다. 일본의 다른 한 기업은 자사 생산 제품에 사탕수수로 만든 친환경(바이오매스) 포장재를 출시하기도 했다.

세계적으로 해양 오염의 심각성이 알려지고, 플라스틱 폐기물에 대한 사용 규제가 증가하면서 포장재 사용 절감, 재활용 등이 강화되는 추세다. 특히 플라스틱 사용의 규제 강화는 식품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기업들은 기존 플라스틱 포장재를 대체하는 친환경 소재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해양 오염과 미세 플라스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상황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마저 초읽기에 들어갔다. 일본 정부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공개한 보고서에서 특별한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으면 올여름에 오염수 방류를 시작할 것이라고 한다. 오염수 방류 저지를 위한 정치인들의 단식 농성, 소금 사재기, 어업인들의 해상 시위, 수산물 소비 감소 등 국민의 불안 심리도 덩달아 증폭되고 있다.

그럼에도 3년 4개월 만의 코로나19 엔데믹 선언 이후 전국 해수욕장에는 관광객들이 많이 몰려들고 있다. 전국 해수욕장은 문화, 음악, 연극 등 축제의 장이다. 올여름 휴가철에 가족들과 해수욕장에서 즐길 것을 생각하니 벌써 가슴이 설렌다.

다양한 해양 생물들과 공생할 수 있는 대한민국의 청정 수역은 긴 세월 선조들로부터 물려받은 우리의 공통 자산이다. 해수의 오염을 막아 바닷물을 자연 그대로 깨끗하게 보존하는 것은 우리의 과제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