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 보약 복용, 자연분만 7~10일 사이·제왕절개는 10~15일 후에
[톡!한방] 한의학적 산후조리(2)
지난번 칼럼에 이어 산후에 있을 수 있는 제반 증상과 이를 한방적 처치로 올바르게 산후조리하는 것에 대해 알아보겠다.
산후 관리를 위한 가장 중요한 시기를 꼽으라면 산욕기일 것이다. 산욕기는 출산 후 6주 이내를 이야기하는데, 이 시기에 비뇨 생식기의 복구, 근골격 계통의 복구 등과 수유를 위한 유선의 발달이 일어난다. 이 시기를 잘못 보내면 소위 산후풍 증상이 생기게 된다. 손목, 발목, 어깨, 허리, 무릎 등의 관절통과 저림 증상, 수족냉감 등의 국소증상에서부터 전신의 통증이나 냉감, 저림 등의 전신증상까지 일어날 수 있다. 그 외에도 너무 심한 피로와 부종, 수면장애, 우울감 등의 증상도 동반되기 쉽다.
한의학에서는 산후의 병증에 대해 다허(多虛)와 다어(多瘀) 때문에 발생한다고 한다. 출산 과정 중 출혈로 인한 어혈과 혈액과 에너지의 손실로 인해 정기가 약해진다는 것이다. 동의보감에서는 ‘산후에는 주로 먼저 어혈을 몰아내고, 허한 것을 보해야 한다’는 강령을 제시하고 있다. 부정거사화어법(扶正祛邪化瘀法)이라는 치료 방법인데, 서로 다른 두 가지 병증을 같이 다스리는 어려운 방법이라 한의사의 진단과 처방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약재의 사용에서도 신중을 많이 기울여야 한다. 기혈을 돕고 어혈을 제거하는 데는 녹용이 크게 도움이 되는데, 녹용의 양을 조절하는 것에도 산모의 체질과 분만 상황 등 고려할 것이 많다. 이처럼 한의사의 진단과 처방이 정밀해야 함에도, 일부 민간에서 산후 부종 관리를 위해 가물치나 호박 중탕 등을 많이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산후조리 기간 한사(寒邪)나 풍사(風邪)가 몸에 들어오지 않게 몸을 차갑게 하지 말아야 하며, 하혈 등으로 인해 혈허(血虛)해진 상태가 빨리 회복되도록 보혈시켜 주는 것이 필요하다. 조혈 기능을 강화하고 어혈을 제거하며 부기를 가라앉히는 데는 미역국을 따뜻하게 해서 먹는 것도 아주 좋다. 산후조리 동안에는 여름이라도 에어컨이나 찬 바람을 많이 쐬는 건 좋지 않다. 허약해져 있는 상태라 냉기나 풍사가 들어가기가 쉬워진다. 특히 빠른 회복을 위해서 산후 회복 한약으로 조혈 기능을 강화하고 어혈을 제거하며 부기를 빨리 가라앉히는 것이 중요하다. 자연분만인 경우는 보통 출산 후 7일에서 10일 사이에, 제왕절개일 경우에는 10일에서 15일 정도 지나서 복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출산 후 100일이나 1년이 지나서 산후 보약을 지으러 오는 경우를 자주 보는데, 같은 약이라도 제때 먹는 것이 산모의 회복을 더 빠르게 한다.
강병령 광도한의원 대표원장·한의학 박사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