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고 또 막고… 투혼으로 증명한 ‘롯데 주전 1루수’ 고승민
지난달 30일 두산과 홈경기
여러 차례 호수비로 위기 넘겨
9회 몸 날린 수비로 병살 성공
연장전 1-0 승리 결정적 역할
“다양한 타구 훈련 집중 효과”
서튼 감독, 정훈과 시너지 기대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올 시즌 중반 팀의 확실한 1루 핫 코너의 주인을 발견했다. 롯데의 1루를 지키는 장본인은 바로 고승민(21)이다. 고승민은 올 시즌 반환점을 앞둔 시점에 강한 공격력은 물론 빈틈없는 수비 실력까지 선보이며 팀 내야 수비 강화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롯데는 지난 1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과의 시즌 7차전 경기에서 1-2로 패했다. 롯데는 선발 투수 찰리 반즈가 KBO리그 데뷔 이후 한 경기 최다 탈삼진 타이기록인 11개의 탈삼진을 뽑아내며 두산 타선을 1실점으로 막았지만, 타선이 1점을 얻어내는 데 그치면서 아쉽게 지고 말았다. 롯데는 3연승에서 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하지만 롯데는 그동안 가라앉았던 팀 분위기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 시즌 중반 수석·투수·타격 코치 변경이라는 초강수를 둔 롯데로서는 3연승을 거두며 어수선했던 더그아웃 분위기를 다잡았다. 롯데의 3연승은 안정적인 내야 수비로 가능했고, 그 중심에 1루수 고승민의 호수비가 있었다.
고승민은 지난달 30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호수비를 펼치며 경기 주도권을 롯데로 가져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롯데는 9회 초 0-0 상황에서 경기 마지막 수비에 나섰다. 마무리 투수 김원중이 김재환과 양의지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무사 1·2루 위기를 맞았다. 선취점을 내준다면 경기의 흐름이 넘어갈 상황이었다.
김원중은 후속 타자 양석환에게 번트 뜬공을 유도했다. 1루수 고승민은 재빨리 홈 쪽으로 몸을 날리며 바운드되기 전 공을 글러브에 넣었다. 이어 곧장 2루로 공을 던져 2루 주자까지 잡아냈다. 무사 1·2루 실점 위기가 순식간에 2사 1루로 변했다. 김원중은 고승민의 호수비에 힘을 얻어 후속 타자를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실점 없이 수비를 마쳤다.
고승민은 연장 10회에도 로하스가 친 강한 공을 몸을 던져 잡아낸 뒤 1루로 달려든 김원중에게 넘겨주며 아웃을 만들어 냈다.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은 고승민의 1루에서의 수비에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서튼 감독은 “고승민은 원래 내야수 출신이고, 지난해부터 2루와 1루, 외야에서 열심히 수비 훈련을 했었다”며 “올해 수비에서 더 많은 진전이 있는 한 해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서튼 감독은 “문규현 수비코치가 고승민과 함께 1루 뒤로 가는 타구, 큰 타구, 옆으로 가는 타구 등 상황에 따른 다양한 타구 훈련을 집중하고 있다”며 “그 과정 속에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승민이 1루에서 자신의 역할을 100% 해내면서 롯데의 1루수 주전 경쟁도 불이 붙은 모습이다. 롯데는 지난 시즌 팀 베테랑인 정훈(34)을 주전 1루수로 기용했다. 하지만 정훈은 올 시즌 부상 등으로 인해 1루수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대타 요원으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정훈은 여전히 뛰어난 수비 실력을 보이고 있어 부상에서 회복하면 1루수로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서튼 감독은 고승민과 정훈을 모두 경기에 투입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서튼 감독은 “정훈은 대타와 1루수 모두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뛰어난 선수”라며 “정훈이 부상에서 돌아와 좋은 타격을 보인다면 1루수로 배치하고, 고승민이 외야로 갈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훈과 고승민 둘 다 경기에 출전하는 방법을 찾는 것은 행복한 고민이 될 것”이라며 “하지만 현재 롯데의 주전 1루수는 고승민이다”며 고승민의 활약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