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판 D.P.’ 여전했다… 후임 목발로 주리 튼 해병대 ‘집유’
왼손잡이에게 “오른손으로 밥 먹어”
빵칼로 팔 긋고 군번줄 입에 물리기도
해병대 복무 시절 후임병에게 가혹행위와 폭행을 일삼은 20대 남성이 전역 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1단독 박주영 부장판사는 특수폭행, 위력행사가혹행위 등 혐의로 기소된 20대 A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해 인천에 있는 모 해병 부대에서 복무하면서 후임병 2명을 폭행하고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 씨는 지난해 9월 8일 오후 10시 30분께 생활관에서 후임병 B 씨에게 목발을 양쪽 가랑이 사이에 끼워 넣고 주리를 틀 듯이 가혹행위를 한 혐의를 받았다.
같은 해 9월 24일 오후 11시께는 B 씨와 그의 후임 C 씨에게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물구나무를 서게 하거나 눈을 가린 뒤 의자에 올라가 한 발로 서서 균형을 잡게 하는 등 가혹행위를 한 혐의를 받았다.
A 씨는 또 왼손잡이가 거슬린다며 오른손으로 밥을 먹게 하고 생활관 바닥에 눕힌 채 군번줄을 입에 물리거나 흡연을 강요하는 등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이어 플라스틱 빵칼로 팔을 긋는 등 후임병들을 폭행한 혐의도 받았다.
재판부는 “후임병 2명에게 여러 차례 가혹 행위를 하거나 폭행을 가한 사안으로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피고인이 범행을 모두 인정하며 반성하는 점,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고려해 형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2021년 드라마 ‘D.P.’로 병영생활 내 가혹행위 문제가 조명되자 당시 휴대전화 사용 등으로 악성 사고가 은폐될 수 없는 병영환경으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