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결과 나와도 오염수 당장 방류엔 일본 정부 부담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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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민·남태평양 도서국 반발 심해
일본 국민 반대 여론도 40% 달해
여론 봐 가며 방류 시점 결정할 듯

일본의 한 시민단체가 최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일본의 한 시민단체가 최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4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최종 결과 보고서를 확인한 후에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당장 실시하지 않고 당초 공언한 대로 올여름 내에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어민은 물론 남태평양 도서국 등 주변국의 반대가 심해 당분간 이들을 설득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3일 NHK, TBS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IAEA의 최종 보고서를 확인한 이후 방류에 반대하는 원전 인근 어민 설득 작업과 주변국 반응 등을 고려해 구체적인 방류 시점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외의 부정적 여론이 상당해 당장 방류를 시작하는 게 시기적으로 적당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후쿠시마현 어업협동조합연합회는 지난 1일 오염수 방류 반대 특별 결의를 채택했다. 이번이 네 번째다. 연합회는 '오염수 해양 방류에 반대하는 것은 조금도 변하지 않는다'는 특별결의를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일본의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전어련)도 최근 담화문에서 ‘전국의 어업자·국민의 이해를 얻을 수 없는 해양 방류에 반대하는 것은 바뀌지 않았다’며 반대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2015년 어민에게 협의되지 않은 오염수 방류는 없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일본 국민의 반대도 상당하다. 일본 민영방송 TBS가 주도하는 뉴스네트워크 JNN이 지난 1∼2일 전국 18세 이상 시민 12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 오염수 방류에 반대한다고 한 응답자는 40%에 이르렀다. 찬성은 45%였다. 찬성 의견이 반대보다 다소 많지만 현지에서는 오염수 방류에 부정적 시각이 많다는 결과로 받아들인다.

여기에 한국, 홍콩 등 주변국과 남태평양 도서국에서도 오염수 방류 반대가 확산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피지의 피오 티코두아두아 내무이민부 장관은 지난달 3일 싱가포르에서 진행된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일본이 오염수가 안전하다고 한다면 왜 자국에 두지 않는가”라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가 당분간 국내외의 부정적 여론을 해소하는 데에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기시다 총리도 지난달 30일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안전 확보를 철저히 하고 방류에 관해 국내외에 정중하게 설명하라고 지시했다는 교도통신 보도도 나왔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염수 방류 관련 각료회의에서 안전성 확보와 소문 피해(풍평 피해) 대책을 마련하고, 국내외에 설명을 철저히 하라고 지시했다고 니시무라 아키히로 환경상이 밝힌 바 있다.

일본 정치권에서도 방류 시기를 늦춰 달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연립 여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대표는 3일 방류 시기에 대해 “임박한 해수욕 시즌은 피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또 어민 우려도 언급하면서 “풍평 피해를 초래하지 않도록 설명을 다해 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일본 국내외의 분위기를 감안할 때 일본 정부가 우선 설득 작업을 통해 부정적 여론을 어느 정도 해소한 이후 방류를 개시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 시점은 이르면 올여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방류를 위한 관련 설비 공사는 이미 모두 끝났고,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설비 검사도 완료했다.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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