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프로그래머 신청 역대 최다…BIFF 위기에도 성공 개최 청신호
리퀘스트 시네마 80개 팀 신청
대만 투자 독립영화 공모 진행
자원봉사자 모집 등 준비 착착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이사장과 위원장 공백 등의 위기를 딛고 영화제 정상 개최를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했다. 올해 BIFF를 함께 운영할 자원봉사자 약 700명을 선발하고, 최대 10억 원까지 제작비를 투자하는 독립영화 프로젝트도 참가작 신청을 받는다. 혼란 속에서도 관객이 프로그래머로 참여하는 프로그램은 올해 역대 최다 신청 건수를 기록했다. 성공적인 영화제를 위한 희망적인 청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BIFF는 이달 23일까지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에 활동할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고 4일 밝혔다. 경영지원실, 홍보실, 프로그램실, 커뮤니티비프실, 대외협력실, 지석영화연구소,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실 등 7개 부서 22개 분야에서 약 700명을 뽑을 예정이다.
자원봉사자는 BIFF 정상 개최를 위한 필수불가결한 존재다. 다양한 영화제 프로그램과 이벤트 운영에 참여하고, 통역과 안내 등으로 게스트와 관객을 돕는 역할을 맡아왔다. 전 세계 영화인들도 그들이 보여준 환대를 잊지 못할 추억으로 꼽는다. 폐막식에서 자원봉사자 헌정 영상을 트는 게 BIFF 전통이 될 정도다.
BIFF를 ‘아시아 최대 영화 축제’로 만든 주역에게 부족한 처우지만, 자원봉사자에게 소정의 식비와 교통비를 제공한다. 봉사활동 실적을 인정하고, 참여 증서도 준다. 유니폼, 가방, 배지 등 제28회 BIFF 자원봉사자 스페셜 패키지도 지급한다. 신청 자격은 한국어 소통이 가능한 만 18세 이상이다. BIFF 자원봉사자 공식 홈페이지에서 자세한 정보와 지원 방법을 볼 수 있다.
BIFF가 영화제 기간 운영하는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ACFM)도 본격적인 행사 준비에 나섰다. 올해 처음 선보이는 ‘2023 라이징필름즈 인터내셔널 어워즈’ 프로젝트 참가작을 이달 31일까지 모집한다. 대만 제작사인 라이징필름즈 인터내셔널이 한국 독립영화 제작에 투자하는 프로젝트다.
1차 서류심사를 통과한 5개 작품은 올해 ACFM에서 열리는 본심에 참가한다. 최종 선정작 1편은 제작비를 최대 10억 원까지 지원받고, 완성된 작품은 제29회 BIFF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된다. 극장 개봉을 목표로 시나리오가 완성된 90분 이상 독립영화 프로젝트가 모집 대상이다. 지원 방법과 자세한 정보는 ACFM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BIFF 측은 “한국 독립영화에 대규모 해외 자본 투자는 전례가 없었다”며 “한국 독립영화 제작 활성화를 위한 선례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BIFF에 각종 문제가 불거져도 관객 프로그래머 신청 건수는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BIFF 커뮤니티비프에서 운영하는 ‘리퀘스트 시네마’에 지난달 30일 마감까지 80개 팀이 신청했다. 지난해 59개보다 36% 정도 늘어난 수치다. ‘리퀘스트 시네마’는 관객이 보고픈 상영작을 선정하고, 배우와 감독까지 초청하는 등 개성 있는 이벤트를 기획하는 행사다.
행사를 준비하는 직원들에겐 이런 청신호가 고무적이다. BIFF 커뮤니티비프실 관계자는 “올해도 좋은 기획이 많아 선정작은 관객 투표 등의 방식으로 뽑을 계획”이라며 “BIFF 위기에도 관객들이 큰 관심을 보여줬기에 행사 준비에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BIFF는 이사진이 각종 내부 문제를 해소할 혁신위원회 출범을 준비하고, 실무진은 3개월 남은 영화제에 차질이 없도록 집중하며 위기를 타개하려는 모습이다. BIFF 측은 “혁신위원회 운영과 올해 영화제 준비는 ‘투 트랙’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실무진은 올해 성공적인 영화제를 위해 업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BIFF는 석연찮은 ‘공동 위원장’ 임명이 촉발한 인사 내홍 등으로 각종 문제가 불거졌다. 결국 신임 운영위원장이 해촉됐고, 집행위원장과 이사장 등이 사의를 표명하며 영화제를 떠났다. 영화제가 초유의 위기에 빠지자 BIFF는 영화계 인사 등이 참여하는 혁신위원회 출범을 추진하고 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