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장 사망사고 3시간여 만에…김두겸 울산시장, ‘소맥만찬’ 참석 구설수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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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지자체 지원 레저축제서 20대 안전요원 사망
김 시장, 당일 저녁 체육회·지역 유지와 만찬 자리 참석
꽃다발 받고, ‘참 맛있다’ 사인도…“부적절한 처신” 도마

김두겸 울산시장이 축제장에서 20대 안전요원 사망사고가 발생한 지난 1일 저녁 인근 식당에서 지역 유지 등과 만찬을 즐기고 있다. 독자 제공 김두겸 울산시장이 축제장에서 20대 안전요원 사망사고가 발생한 지난 1일 저녁 인근 식당에서 지역 유지 등과 만찬을 즐기고 있다. 독자 제공
김두겸 울산시장이 울산시 울주군 진하해수욕장에서 안전요원 사망사고가 발생한 지난 1일 인근 식당에서 만찬을 하고 사인을 남기고 있다. 독자 제공 김두겸 울산시장이 울산시 울주군 진하해수욕장에서 안전요원 사망사고가 발생한 지난 1일 인근 식당에서 만찬을 하고 사인을 남기고 있다. 독자 제공

울산시와 울주군 예산으로 마련한 레저축제에서 대낮에 20대 안전요원이 사망하는 비극이 벌어진 당일 김두겸 울산시장과 시체육회 임원들이 이른바 ‘소맥(소주+맥주) 만찬’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돼 물의를 빚고 있다. 김 시장 측은 “이 자리에서 술은 마시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참석 자체를 놓고 뒷말이 무성하게 나온다.

4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일 오후 2시 5분 울주군 진하해수욕장에서 열리던 울주해양레포츠대축전 생존수영 대회에 투입된 안전요원 A 씨가 바다에서 숨지는 사고가 났다.

A 씨는 자신의 근무 시간이 끝나고 다음 경기를 앞둔 쉬는 시간 물속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A 씨는 현장 구조대와 출동한 119 구급대에 의해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소용 없었다. A 씨는 오후 3시 15분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A 씨가 수경을 잃어버렸다는 한 학생의 이야기를 듣고 동료 안전요원과 함께 수경을 찾다가 변을 당했다고 알려졌으나,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관계당국은 A 씨의 구체적인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행사는 울산시가 5000만 원, 울주군이 2억 2500만 원을 내는 등 지자체 예산을 받아 지역 방송사가 주최, 주관했다. 축제 예산의 90% 이상 시·군비가 투입돼 사실상 지자체 행사나 마찬가지였다.

안전요원 사망사고가 발생한지 3시간여 지났을까. 김두겸 시장과 김철욱 시체육회장 등은 이날 개막식 참석에 앞서 오후 5시 20~30분께 해수욕장 인근 식당에서 지역 유지 등과 저녁 자리를 가졌다. 개막식은 사고 여파로 전면 취소된 상태다.

현장에서 참석자들이 찍은 사진을 보면 식탁마다 고기를 굽는 철판과 소주, 맥주 등이 놓여 있었고, 김 시장은 지역 유지로부터 꽃다발을 받아 들고 활짝 웃는 모습이 포착됐다. 또 김 시장은 해당 식당에 사인을 하며 ‘참 맛있다’고 쓰기도 했다.

축제장에서 벌어진 한 젊은이의 갑작스러운 참변으로 지역사회가 충격에 빠져 있는 사이 정작 울산시장과 시체육회 등 고위직 공무원들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만찬을 벌인 것이다. 무엇보다 공직자로서 유족의 아픔을 도외시한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A 씨는 울산시 산하 장애인시설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김 시장 측은 “당시 사망사고에 대해 보고는 받았지만 우리 시 복무요원인 줄 몰랐다. 일반 식사 자리였고 술자리가 아니었다”며 “(김 시장은) 전혀 술을 먹지 않았고, 일부 반주하는 사람을 배려해 술 등이 미리 세팅돼 있었다. 사인도 방문 기념으로 식당 측이 요청해서 해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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