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걱정 속 고등어 선단 첫 출항 "방류 시기면 성어기인데…"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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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선망 6일·외끌이·트롤 다음주 출항
가을철 국내산 고등어 소비 위축 우려
정부, 위판 전 수산물 안전성 검사 준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시기가 여름으로 정해진 가운데 조업에 나선 부산 지역 선사들의 고민이 깊다. 올해 초 대형선망 어선들이 부산 서구 부산공동어시장 부두에서 출항하고 있는 모습. 김종진 기자 kjj1761@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시기가 여름으로 정해진 가운데 조업에 나선 부산 지역 선사들의 고민이 깊다. 올해 초 대형선망 어선들이 부산 서구 부산공동어시장 부두에서 출항하고 있는 모습. 김종진 기자 kjj1761@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임박한 가운데 부산 지역 선사들이 금어기를 마치고 본격 조업에 나선다. 업계는 오염수 방류 시기와 성어기가 겹칠 것으로 예상하며 벌써부터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4일 대형선망수협에 따르면 6일 오전 7시께 13개 대형선망수협 소속 선단이 부산공동어시장에서 출항한다. 금어기를 마친 후 첫 출항이자 오염수 방류가 확정된 후 사실상 첫 조업이다. 주로 고등어를 잡아올리는 대형선망수협이 조업하는 수산물은 부산공동어시장 전체 위판의 90%를 차지한다. 부산 지역 쌍끌이 어선도 지난달 25일 이미 출항했고, 외끌이와 트롤 어선도 다음주 조업에 나설 예정이다.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이번 출항이 올해 본격 조업의 시작이라 업계는 긴장하는 모양새다. 7월은 아직 성어기가 아니라 위판되는 양은 적지만, 오염수 방류 시기가 성어기와 겹칠 것으로 보인다. 방류 시기는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일본 정부는 여름쯤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는 당장 오염수로 인한 방사능 검출을 걱정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국책 연구기관을 비롯한 최근 연구는 대체로 해류 영향으로 오염수의 방사성 물질이 방류 4~5년은 지나야 국내 해역에 본격 유입된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는 방류와 동시에 시민이 수산물 안전성을 우려해 수산물 소비를 줄일 것을 걱정한다. 제주도 인근에서 생산되는 국민 생선인 국내산 고등어의 수요가 오염수 방류로 인해 노르웨이산 고등어로 옮겨갈 우려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오염수가 도달하기 전에 생선을 많이 먹어두자는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하는데, 업계에서는 방류하는 날부터 수산물 기피 현상이 시작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수산물에서 방사능이 확인될 경우 어민 보상 문제도 걱정되는 부분이다. 업계는 만약 조업한 수산물에서 방사능이 검출되면 문제가 된 해역에서 조업한 배 전체에 실린 고기들의 처리와 보상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상에 대한 부분이 제일 우려되지만 업계는 이 문제에 대해 말하기를 주저한다"며 "그 이유는 보상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수산물 안전성 문제를 인정하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앞서 정부는 이에 대해 "일본 오염수 방류로 우리 바다가 오염되고 이로 인해 우리의 어업활동이 불가능해질 것을 전제로 아직 발생하지도 않은 피해에 대한 보상과 복구를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밝힌 바 있다. 해양수산부는 이와 별개로 어민 피해에 대해 긴급경영안정자금 융자 지원과 수산금융자금 이자보전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부는 수산물 소비 위축 감소와 어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수산물 안전성 검사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정부는 위판 전 수산물 검사를 진행해 수산물이 경매를 통해 유통되기 전에 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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