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광안리 '전국 1위 해수욕장' 쟁탈전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첫날 방문객, 광안리가 배 많아
작년 누계로는 해운대가 배 이상
가족단위·젊은 층 등 취향 제각각
방문객 집계 방식 놓고 신경전도

부산 대표 해수욕장인 해운대해수욕장과 광안리해수욕장이 ‘전국 1위 해수욕장’ 타이틀을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인다. 지난 2일 해운대해수욕장(왼쪽)과 광안리해수욕장 전경.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 대표 해수욕장인 해운대해수욕장과 광안리해수욕장이 ‘전국 1위 해수욕장’ 타이틀을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인다. 지난 2일 해운대해수욕장(왼쪽)과 광안리해수욕장 전경.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을 대표하는 해운대해수욕장이 떠오르는 '신흥 강자' 광안리해수욕장과 ‘전국 1위 해수욕장’ 타이틀을 두고 맞붙는다. 젊은 층이 선호하는 상권에다 축제 등으로 무장한 광안리로 관광객 발길이 이어져 해운대의 왕좌를 위협하는 모양새다. 집계 방식을 통일해 ‘방문객 뻥튀기’를 견제해야 한다며 지자체 간 신경전도 벌어진다.

4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일 부산 7대 해수욕장이 개장한 후 주말에 가장 많은 방문객이 찾은 곳은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으로 나타났다. 광안리해수욕장에는 1일 10만 9177명, 2일 8만 2558명이 방문해 이틀간 20만 명 가까운 인파가 몰렸다. 해운대구 해운대해수욕장은 그 뒤를 이었다. 해운대해수욕장에는 1일 5만 5620명, 2일 5만 1340명이 찾아 주말 방문객 10만 6960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방문객이 해운대해수욕장의 절반 수준이었던 광안리해수욕장에 개장 직후부터 해운대해수욕장보다 배 가까운 관광객이 몰리자 지자체는 놀라는 분위기다.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광안리해수욕장이 인기 관광지로 떠올라 '해운대-광안리'의 대결구도가 만들어졌고, 개장 후 발표되는 방문객 통계에 관심이 쏠렸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독보적인 일인자로 자리매김했던 해운대구는 그동안 지켜왔던 ‘전국 1위 해수욕장’ 타이틀을 수영구에 뺏길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해운대해수욕장은은 방문객 881만 명으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광안리해수욕장은 420만 명으로 충남 대천해수욕장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젊은 층이 선호하는 상권과 축제, 체험형 콘텐츠로 주목을 받는 광안리해수욕장의 성장세는 심상치 않다. 해안가에 특급 호텔이 자리를 잡는 등 고급 이미지를 앞세워 가족, 외국인 관광객을 많이 유치하는 해운대해수욕장과 달리 광안리해수욕장은 드론쇼, 서핑과 같은 즐길 거리, 바다와 맞닿은 상가 등으로 청년층의 주목을 받는다.

동래구 주민 정 모(30) 씨는 “물놀이를 하기에는 해운대해수욕장이 더 좋지만 숙소 가격이 비싸 친구들과 가기에는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면서 “광안리해수욕장은 좀 더 저렴한 느낌이다. 물에 들어갈 게 아니라면 광안리 카페나 술집에서 바다를 보며 즐기는 게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해수욕장 방문객 순위를 두고 졸지에 라이벌이 된 해운대구청과 수영구청은 집계 방식을 두고 은근한 신경전을 벌인다. 통신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방문객을 계산하는 해운대구청과 백사장 주변에 설치된 센서를 통과하면 방문객으로 취급하는 수영구청의 집계 방식이 달라 지자체 간 견제도 이어지는 모양새다.

해운대구청 관계자는 “다른 지자체를 함부로 평가할 수는 없겠지만 센서 통과 방식에서는 유동 인구가 과다 집계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면서 “통일된 방식과 기준을 적용하는 게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수영구청 관계자는 “해수욕장 개장 첫 주에는 각종 행사가 개최돼 방문객이 많았다”면서도 “더 정확한 방문객 통계를 내기 위해 백사장과 가까운 구간에서만 집계가 가능하도록 유동 인구 측정 방식을 변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