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아이스퀘어호텔 주변 ‘만성 체증’…해결책 없어 고통만 가중
전하교~시청 방면 ‘호계로 사거리’ 체증 심각
호텔·쇼핑몰·가락IC 이용객 1~3차로 뒤엉켜
‘주차장 부족’·‘진출입로 밀집’ 등 원인 꼽혀
김해시·경찰·호텔 측 “뾰족한 해결 방법 없어”
경남 김해시에 거주하는 A(40·장유동) 씨는 지난 주말 미용실을 가기 위해 부원동 아이스퀘어몰을 찾았다. 예약 시간인 오후 2시 전 인근에 도착했으나 쇼핑몰을 300m 앞둔 지점부터 정체가 극심했다. 신호봉을 든 사람들이 오갔지만, 속도가 나지 않아 마음이 조급해졌다.
A 씨는 “호텔을 끼고 우회전하는 구간이 ‘마의 구간’이었다. 300m를 지나 주차하기까지 30분은 족히 걸렸다”며 “예약 시간이 지날까 마음이 급한데 안내요원이 쇼핑몰 입구에 러버콘을 설치하고 진입을 막아 화가 났다. 열어달라고 했지만 무작정 기다리라고 했다”고 토로했다.
결국 A 씨와 안내요원 사이에 고성이 오갔고 신고받은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김해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27일부터 지난 6월 3일까지 김해 아이스퀘어호텔 앞 도로 혼잡 관련 112신고 건수는 총 47건이다. 특히 결혼식이 몰리는 5월에 신고 건수가 8건으로 가장 많았다. 1~4월에는 매월 1~3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김해중부경찰서 관계자는 “2014년 호텔이 문을 연 직후 불편 신고가 빗발쳤다. 요즘은 많이 줄었는데, 만성적인 현상으로 느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교통혼잡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주차장 부족’을 꼽는다. 교차로에서 우회전하면 짧은 구간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진출입로 세 곳도 체증에 한몫하는 것으로 지목된다.
실제 전하교 쪽에서 차를 몰고 와 호계로 사거리에서 아이스퀘어호텔 오른쪽으로 끼고 돌면 10여m 안에 호텔·쇼핑몰·부원역 공영주차장 출입구가 몰려있다.
호텔과 쇼핑몰 결혼식장에 행사가 있는 날이면 호텔·쇼핑몰·공영주차장·가락IC로 가는 차들이 1·2·3차로를 오가며 한데 뒤엉켜 인근 도로는 아수라장이 된다. 특히 2·3차로 혼잡이 심한데, 호텔 앞에서 우회전한 차는 가락IC로 가더라도 주차장 앞에서 대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호텔 관계자는 “경찰뿐만 아니라 호텔로 민원을 넣는 분들이 아주 많다”며 “주차장이 부족해서 생긴 일인데 우리는 호텔 안, 맞은편 평면 주차장, 부원역 공영주차장, 대각선 삼성생명 주차장까지 확보했다. 쇼핑몰에도 결혼식장이 있는데 우리 탓만 하니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호텔은 교통 통제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 사람을 써서 통제하면 그걸 두고 지적하는 분들도 있다. 권한을 가진 경찰이 나와 관리해줬으면 좋겠다”면서 “김해시가 인근 능천배수로를 메워 공영주차장으로 조성해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경찰과 김해시는 호텔 측의 주장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현재로서는 호계로 사거리 만성 체증 문제를 개선시킬 뾰족한 대책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한 번씩 현장에 나가 차량통제를 하고 있지만 매주 주말에 나가기는 어렵다. 호텔 등에 자체 통제를 부탁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답했다.
김해시도 배수로를 메워 주차장을 만들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사거리 우회전 후 10여m 구간에 몰려있는 출입구가 체증의 원인이라는 지적에도 전혀 문제가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시 교통혁신과 관계자는 “3년에 한 번 김해 전역을 대상으로 주차 수급 실태를 조사한다. 이곳은 주말에만 차량이 몰리는 곳이라 주차장 조성이 어렵다. 내외·동상·북부·율하동 등 주차장 공급을 원하는 곳이 많으나, 현재 예산은 1년에 1~2곳 조성할 수 있는 정도”라고 난감해했다.
시 도시계획과 관계자도 “국도는 교차로 영향권 일정한 거리 안에 진출입로를 만들 수 없지만 시가지의 경우 제한이 없다. 2010년 부원역세권 도시개발사업 때 건축허가를 받으며 교통영향평가도 마쳤다”며 “문제는 주차장 부족인데 행정적으로 해결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주차장 해결이 안 되면 현재 평면 주차장이 있는 맞은편 땅이 개발될 때 1개 차선을 늘릴 수도 있다. 하지만 시청에서 가락IC 방면으로 가는 차량 정도 운행에 도움이 될까, 체증 해소에는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