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에선 성대한 개장식, 밖에선 피켓 시위… 웃음과 눈물 뒤섞인 엘시티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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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파크 준공 3년 만에 개장
이영복 회장 등 참석해 리셉션
임금 체불 하도급 업체 직원들
시행사에 대금 지급 촉구 시위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 워터파크인 ‘클럽디 오아시스’가 5일 개장한 가운데 엘시티 앞에서는 임금 등 밀린 대금 지급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려 명암이 갈렸다. 클럽디 오아시스 전경(위)과 하도급 업체 임직원들이 엘시티 앞에서 대금 지불을 요구하는 모습. 클럽디 오아시스 제공·탁경륜 기자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 워터파크인 ‘클럽디 오아시스’가 5일 개장한 가운데 엘시티 앞에서는 임금 등 밀린 대금 지급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려 명암이 갈렸다. 클럽디 오아시스 전경(위)과 하도급 업체 임직원들이 엘시티 앞에서 대금 지불을 요구하는 모습. 클럽디 오아시스 제공·탁경륜 기자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 시행사 ‘엘시티PFV’가 레지던스, 상가 분양 업무를 맡은 대행사에 대금을 주지 않자 생계 위협을 느낀 하도급 업체 직원들이 거리로 나섰다. 같은 날 엘시티 내부에서는 엘시티PFV 이영복 회장, 기초지자체장 등이 참석한 워터파크 개장 행사가 성대하게 열려 다른 풍경이 연출됐다.

5일 낮 12시 30분께 해운대구 중동 엘시티 앞에서는 10여 명이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엘시티 시행사인 엘시티PFV가 분양 대행업체에게 밀린 대금을 즉시 지급해야 한다며 이 회장과의 대화를 요구했다. 이들은 “이영복 회장은 숨지 말고 나와 밀린 대금을 지급하라”며 “임금 체불 때문에 길바닥에서 생활하게 생겼다. 엘시티는 당장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날 집회를 연 ‘엘시티 분양 업무 종사자 모임’은 엘시티PFV가 레지던스, 상가 분양을 맡긴 분양대행사 A업체의 하도급을 받은 임직원들이다. A업체는 2016년부터 엘시티PFV와 계약을 맺고 레지던스와 상가인 ‘엘시티 더 몰’ 분양을 진행했다. 청소업체, 분양 상담업체 등 10여 개 회사는 A업체로부터 하도급을 받아 실무를 담당했다.

A업체에 따르면 엘시티PFV 측은 2021년부터 밀린 대금 146억 원가량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원청인 엘시티PFV가 대금 지급을 미루자 A업체 역시 하도급 업체에 돈을 주지 못하고 있다. 하도급 업체가 A업체로부터 받지 못한 인건비는 1인당 500만 원~수천만 원 상당으로 모두 합하면 65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하도급 업체에 소속된 수백 명이 2년간의 임금을 받지 못해 길바닥에 나앉게 생겼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엘시티PFV 측은 자금난을 호소하며 구체적인 대금 납부 기일을 지정하지 않은 상태다. 추후 엘시티 더 몰 상가 분양이 이뤄지면 분양 대금을 바탕으로 A사에 밀린 대금을 납부하겠다는 게 엘시티 측의 설명이다.

이날 오전 엘시티에서는 워터파크인 ‘클럽디 오아시스’ 개장식이 성대하게 열렸다. 리셉션, 오픈 행사, 오아시스 투어의 순서로 진행된 개장식에서는 현악 4중주 공연, 어린이 합창단 공연, 테이프 커팅식 등이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이 회장과 김성수 해운대구청장 등이 참석했다. 3만 308㎡(9209평) 규모인 엘시티 워터파크는 준공한 지 3년이 넘도록 자금난 등으로 방치됐다가 이날 정식 개장한 것.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는 휴양지 리조트 형태의 실내외 프리미엄 스파 워터파크로 관심을 모은 클럽디 오아시스는 해운대 바다와 이어지는 부산 최대 규모의 인피니티 풀, 200m 길이의 역동적인 튜브 슬라이드, 실내외를 거쳐 흐르는 물을 따라 여유로운 재미를 만끽하는 유수풀 등을 갖췄다. 또한, 5가지 주제의 찜질방과 파동석으로 만든 안티에이징을 돕는 면역공방과 노천탕, 야외 족욕탕, 프리미엄 캐빈 사우나는 물론 야간 풀파티까지 사계절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클럽디 오아시스는 동시에 최대 35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해운대 엘시티 지상 3층에서 6층에 위치한다. 클럽디 오아시스에는 연간 70만 명 이상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돼 주변 상권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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