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나를 찾는 것은 나를 내려놓는 것

최학림 선임기자 theo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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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아, 그런 나는 없다> 표지. 김영사 제공 <무아, 그런 나는 없다> 표지. 김영사 제공

<무아, 그런 나는 없다>는 현대철학으로 불교 ‘무아(無我)’를 논증한 책이다. 책은 짧을수록 좋다며 주석도 없이, 적극적인 주장으로 부담 없이 읽으라고 160여 쪽 체제로 이뤄져 있다. 세계의 주요 종교인 힌두교 기독교 이슬람교는 ‘진정한 나’인 ‘영혼’의 존재를 믿는다. 그러나 불교에서는 ‘진정한 나’, 그런 나는 없다는 ‘무아’를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3대 1로 불교가 지게 되나?’

불교의 무아는 무엇인가. ‘연기의 그물 안에 있어 끊임없이 변화하는 무상한 자연 세계의 일부인 이 몸이 불변의 나일 수 없다’는 말이다. ‘진정한 나’를 잊고 나를 내려놓아 연기하는 세상을 걸림 없이 받아들여야 붓다의 가르침을 올바로 따르는 길이라는 것이다. 요컨대 나를 찾는 과정은 나를 내려놓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그것이 무아다. 연기가 곧 무아다.

불교계 일부에서 ‘참나’를 ‘무아’의 진리에 이르는 방편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그것은 곤란하다고 한다. 무아의 가르침은 쉽고 직접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진리인데 굳이 ‘참나’라는 방편이 필요 없다는 것이다. ‘자아’ ‘영혼’ ‘참나’는 없고, 절대자인 신도 없다. 만물은 조건에 의해서 생성 지속 소멸한다는 연기만 있는 것이다. 그것이 무아라는 것이다.

무아가 진리라고 하더라도 하나의 인격체로서 일상과 현실을 사는 ‘나’는 있지 않은가. 그런 개인의 존재마저 굳이 부정할 이유는 없다고 한다. 저자는 서울대와 미국 브라운대에서 철학을 공부했고, 현재 미국 미네소타주립대 철학 교수다. 홍창성 지음/김영사/164쪽/1만 4800원.



최학림 선임기자 theo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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