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물가 시대에 대중교통 요금까지 인상한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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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7일 각계 의견 수렴 토론회 개최
인상될 경우 서민의 고물가 고통 더할 듯

부산시가 시내버스와 도시철도의 요금 인상안을 마련해 7일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토론회를 연다. 차고지에서 충전 중인 전기차 시내버스. 부산일보DB 부산시가 시내버스와 도시철도의 요금 인상안을 마련해 7일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토론회를 연다. 차고지에서 충전 중인 전기차 시내버스. 부산일보DB

부산시가 시내버스와 도시철도의 요금 인상안을 마련해 7일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토론회를 연다고 한다. 시가 마련한 대중교통 요금 인상안은 세 가지인데, 우선 성인 기준 시내버스 요금은 400원 올리고, 도시철도와 부산~김해경전철 요금도 300~400원 인상한다는 내용이다. 시의회에도 제출된 조정안은 교통혁신위원회와 물가대책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오는 9~10월께 시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시가 최종 결정에 앞서 이번 토론회에서 여론을 듣는다고는 하지만, 벌써 요금 인상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지금의 고물가도 견디기 어려운데, 이제 교통 요금까지 오른다니 한숨이 절로 나온다.

부산시가 밝힌 인상 요인은 예전에도 늘 그랬듯이 운송원가 상승이다. 인건비와 연료비가 오르면서 운송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이를 메우려면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덧붙여 시내버스 요금은 2013년 11월 이후 10년 동안 오르지 않았고, 도시철도 요금은 2017년 5월 이후 6년간 그대로여서 요금 인상을 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다른 부문의 전반적인 물가 인상을 고려하면 시의 이런 논리에도 근거가 없지는 않다. 지난달엔 택시 요금까지 올라 다음엔 대중교통 요금 차례가 될지 모른다는 불길한 예상을 하지 못한 바도 아니다. 하지만 대중교통 요금 인상은 택시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시내버스와 도시철도는 그야말로 시민의 발이다. 요금 인상이 서민경제에 미치는 부담이 택시와는 비교가 안 된다. 지역경제의 침체가 계속되면서 지금 부산시민의 가계경제 사정은 말이 아니다. 가계소득은 정체 또는 퇴보 상태인데, 대중교통 요금마저 오른다면 살림살이는 더 피폐해질 게 뻔하다. 더구나 시는 지난 3월 ‘부산형 대중교통 혁신방안’을 발표하면서 2030년까지 수송 분담률을 현재의 40%대에서 60%로 올리겠다고 했다. 또 동백전을 활용해 일정액 이상의 초과 교통비 사용액을 돌려주는 방안도 밝혔다. 모두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하는 제도인데, 이번 요금 인상은 이에 역행하는 방향으로 읽힐 수도 있다.

서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심대한 대중교통 요금 인상은 최대한 신중하고 보수적으로 결정돼야 한다. 설령 인상 요인이 있다고 해도 실제 요금 인상은 최후의 수단으로, 시민들의 이해와 동의를 구하는 것이 선결 요건이다. 부산 시내버스는 준공영제 운행으로 올해만 38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공공재다. 운행 적자가 발생하면 먼저 서비스 혁신으로 이용률을 높이거나, 노선·배차 간격 조정을 통한 환승체계 개선으로 시민에게 요금 인상의 진정성을 보이는 게 순서다. 일부에서 제기하는 ‘대중교통 무제한 이용’ 정기권 방안도 이참에 검토해 볼 수도 있겠다. 지금은 어떻게 해서라도 서민의 물가 고통을 덜어 주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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