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시부모 간병하다 빚 ‘눈덩이’
일 관두고 가족 돌본 미경 씨
둘째 낳고 재취업 어려워져
유방암 3기 약물 부작용까지
가족 위해 다시 일어서고 싶어
미경(40·가명) 씨의 결혼 생활은 행복했습니다. 편찮은 시부모님을 모셔야 했고 아이를 낳으면서 일을 그만둬야 했지만, 가족을 위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시아버지의 병은 나날이 깊어져 갔고, 수술과 중환자실 입원을 반복하다 보니 남편 앞으로 빚이 쌓여갔습니다. 시아버지는 오랜 투병 끝에 결국 돌아가셨고, 부부 앞에는 함께 갚아나가야 할 빚이 남겨졌습니다.
미경 씨는 재취업을 위해 노력했지만, 둘째가 생기면서 취업을 잠시 미뤄야 했습니다. 둘째가 어린이집에 갈 때쯤에는 일을 구해서 남편의 짐을 함께 나눠지려 했습니다. 그런데 그때쯤,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따금 느껴지던 가슴의 찌릿함은 어느 순간 딱딱한 멍울로 변했습니다. 알 수 없는 불암감이 엄습해 왔고, 초음파 검사를 보던 의사는 곧바로 조직검사를 권했습니다. 수술할 병원을 알아보라는 말에 미경 씨의 심장이 내려앉았습니다. 결과를 기다리는 2주 동안 암흑 속을 걷는 기분이었습니다. 어린 두 아이와 남편을 생각하니 하염없이 눈물만 흘렀습니다.
결과는 예상대로, 유방암 3기였습니다. 조직 깊숙한 곳에 종양이 생겼고, 임파선까지 전이가 된 상태라고 했습니다. 아직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자녀들을 위해, 어떻게 해서든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수술을 하고, 방사선 치료를 받으면서 지금은 항암 약물을 복용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약물 부작용으로 손가락 마디마디가 갈라지고, 발톱이 빠지고 고름이 흘러내리지만 아이들을 보며 견딥니다.
미경 씨가 병마와 싸우는 동안, 남편은 홀로 빚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관리비를 못 내 단수가 되기도 하고, 병원비와 생활비를 마련하느라 빌린 대출금이 남편의 어깨를 무겁게 짓누릅니다. 마땅히 해결할 방법도 없어 출구가 보이지 않는 깜깜한 터널 속을 걷는 듯합니다.
에어컨 기술자인 남편은 월급만으로는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없다며 자영업을 하기 위해 퇴직했지만, 그동안 쌓인 빚으로 인해 제대로 일을 시작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주저앉을 수만은 없어 남편은 알음알음 주말에도 쉬지 않고 일을 하고, 퇴근하면 아픈 미경 씨를 대신해 살림도 하고 아이들을 돌봅니다.
얼굴 한 번 찌푸리지 않고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남편을 보며, 미경 씨도 고통을 꾹 참습니다.
미경 씨는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고통이 밀려오지만, 엄마 손을 잡고 유치원 가는 길 쉴 새 없이 재잘거리는 아이의 손을 꼭 잡으며 살아있음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미경 씨 부부가 끝이 보이지 않는 깜깜한 터널을 빠져나와 마음 편히 웃을 수 있도록 여러분의 따뜻한 응원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동구 가족복지과 김은주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부산공동모금회 051-790-1400, 051-790-1415.
△공감기부(무료) 방법-부산은행 사회공헌홈페이지(www.happybnk.co.kr) 공감기부프로젝트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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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됐습니다-지난달 23일 자 명주 씨
지난달 23일 자 명주 씨 사연에 후원자 67명이 279만 1260원을, 특별후원 BNK 부산은행 공감 클릭을 통해 100만 원을 모아주셨습니다. 후원금은 명주 씨의 녹아내린 치아를 치료하는 데 쓰일 예정입니다. 명주 씨는 삶의 많은 고비를 이겨내고 엄마로서 아이들을 책임지기 위해 작가라는 새로운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글을 통해 사회에 도움이 되는 어른이 되겠다며, 도움 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전해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