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400원·도시철도 300~400원↑… 부산 대중교통 요금 ‘들썩’
부산시, 9~10월부터 인상 추진
시내버스 1200원서 1600원으로
도시철도는 1600~1700원으로
시의회 조정안 내고 오늘 토론회
마을버스 요금 인상 방안도 검토
택시 이어 모든 교통 요금 오를 듯
부산의 시내버스 요금은 400원, 도시철도는 300~400원씩 올리는 방안이 추진된다. 물가 상승이 서민 경제에 상당한 압박이 되고 있지만,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대중교통의 누적 적자를 고려하면 요금 인상을 더는 미룰 수 없다는 게 부산시의 설명이다.
6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는 시내버스·도시철도·부산~김해 경전철 등 대중교통 요금 조정안을 부산시의회에 제출했고, 7일 토론회를 열어 관련 기관 등의 의견을 수렴한다. 제출된 조정안은 모두 3가지다. 3안 모두 시내버스 요금 인상 폭은 400원으로 동일하다. 도시철도와 부산~김해 경절청 요금은 안에 따라 인상 폭이 300~400원이다.
시의 조정안이 그대로 시행되면 카드 결제 시 시내버스 요금은 1200원에서 1600원으로, 좌석버스는 1700원에서 2100원으로 오른다. 도시철도와 경전철의 1구간 요금은 1300원에서 1600∼1700원, 2구간은 1500원에서 1800∼1900원으로 인상된다.
청소년 요금은 안에 따라 동결하거나 성인과 같은 폭으로 인상할 방침이다. 현금으로 결제할 때는 성인과 청소년 모두 지금처럼 100원 또는 400원을 추가 부담하도록 하는 방안이 조정안에 담겨 있다.
시는 시민 의견수렴 절차와 교통혁신위원회 및 물가대책위원회 심의를 진행한 뒤, 오는 9∼10월부터 요금 인상을 시행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인상 폭이 수정될 수는 있지만, 인상 자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시내버스는 2013년 11월 이후 10년 동안, 도시철도는 2017년 5월 이후 6년 동안 요금이 오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미 인상 시기를 넘겼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인상 폭이 작은 규모가 아닌 만큼 상당한 반발도 예상된다. 생활 물가 전반이 올라가고 있는 상황에서 잇단 대중교통 요금 인상이 시민들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달 1일 시는 중형택시 기본요금(기본거리 2km)을 3800원에서 4800원으로 올리는 등 택시요금을 인상했다. 또 시내버스와 도시철도 요금 인상과 맞춰 16개 구·군에서 관리하는 마을버스 요금도 1130원에서 1530원으로 인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올해 부산의 모든 대중교통 요금이 오를 수도 있는 상황으로, 대중교통의 성격상 요금 인상은 서민층에게 직접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반면 시는 대중교통 수단의 열악한 수익 상태를 고려하면 요금 인상을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관련 업계는 오히려 인상 폭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건비와 연료비 등은 꾸준히 올랐으나, 대중교통 수요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급격히 줄어들었다는 게 이유이다. 시내버스의 경우 준공영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시가 손실보존을 하고 있는데, 2019년 1300억 원가량이었던 손실보존금은 올해는 3배 규모인 38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시철도를 운영하는 부산교통공사는 2021년 적자 규모가 1948억 원에 달하는 등 최근 5년간 연평균 1271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인건비와 연료비 등 운송원가 상승으로 운송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며 “대중교통의 적자 문제가 구조적인 문제다 보니 요금 인상으로만 해결될 수 없지만, 지금 어느 정도 인상하지 않으면 대중교통 체계 자체가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시는 7일 오후 2시 부산시의회 대회의실에서 합리적 대중교통 요금정책 마련을 위한 시민 토론회를 개최한다. 관계 전문가, 시의원, 시민단체 등 100여 명이 참석하는 이날 토론회에는 요금정책을 중심으로 부산시 대중교통 현황을 진단할 예정이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