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된 ‘명낙회동’, 당내 갈등만 부각…지지자 충돌, 계파 시각차 드러내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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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이낙연 11일 회동 폭우로 연기되자 당원 게시판에선 “하늘이 미뤘다”
‘낙지’ 욕설 게시글에 엇갈린 반응…비명계 “징계해야” 친명계 “그럴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가 12일 국회 당 사무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가 12일 국회 당 사무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의 회동이 폭우로 연기된 이후 당내에서 계파 갈등이 부각되고 있다. 양측 지지자들이 당원 게시판에서 욕설에 가까운 비방전을 이어가면서 갈등이 깊어졌다. 당원들의 비방전을 바라보는 의원들의 시각도 계파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지난 11일 예정됐던 이 대표와 이 전 대표의 회동은 집중 호우에 따른 ‘수해 대비’ 문제로 연기됐다. 양측은 호우특보가 내려져 수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의 회동은 부적절하다고 보고 다음주로 일정을 미뤘다. 당내에선 다음주 초 회동이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회동은 준비 과정부터 양측 지지자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문제를 드러냈다. 특히 당원 게시판인 ‘블루웨이브’에는 이 전 대표를 ‘낙지’에 빗댄 욕설이 쏟아졌다. 폭우로 회동이 미뤄진 이후에는 “하늘이 미룬 이재명 이낙연 만찬, 낙주당 벗어나라는 하늘의 뜻”이라는 등의 반응이 나왔다.

이 대표 강성 지지층으로 보이는 당원들은 회동 연기 이후에도 이 전 대표에 대한 비난을 멈추지 않았다. “경선불복하는 인간이나 분탕질하는 X파리들이나 수준이 똑같다. 파리채로 처죽여야지” “낙지 싫고 썩은 낙지는 더더욱 싫다. 낙지 패거리도 싫고 당대표 흔드는 부엉이(친문재인계)도 미래(중립계)도 싫다”는 게시물도 등장했다. 양측 지지층 사이의 감정적 대립이 민주당이 새로 선보인 당원 커뮤니티에서 폭발하는 모습이다.

현 상황에 대한 ‘인식의 격차’는 현역 의원에게서도 확인됐다. 욕설과 비방 게시물이 쏟아진 데 대해 비명(비이재명)계는 강한 비판을 쏟아냈지만 친명계는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비명계 이상민 의원은 1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블루웨이브’에 올라온 비방글에 대해 “상대에 대한 비하나 폄하, 혐오를 불러일으킬 의도를 갖고 있는 것”이라며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에 기반한 정당인 민주당 당원이라면 저런 표현은 쓰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특히 “이재명 대표가 혐오 표현을 쓰거나 차별적 언동을 하는 분에 대해서는 징계를 해야 한다”면서 “당에서 퇴출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친명계 핵심 김영진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블루웨이브는 당원이 직접 (글을) 쓸 수 있는 자유게시판”이라며 “충분히 그렇게 얘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개인의 생각을 누가 통제하거나 조절할 수는 없다”면서 “정치에 있어서는 부분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에서는 이 의원의 ‘유쾌한 결별’ 발언을 둘러싼 갈등도 본격화됐다. 이 의원은 지난 3일 언론 인터뷰에서 “유쾌한 결별”을 언급하며 분당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당 지도부는 이 의원이 당의 분열을 조장하는 해당 행위를 했다며 엄중 경고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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