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슬린 김이 부르는 ‘광란의 아리아’ 부산에 온다
2023 부산오페라시즌 제작 발표회
서선영·신상근·최원휘·양준모 등 캐스팅
8월 부산문화회관 '토스카' 전막 공연
9월 금정에선 '람메르무어 루치아' 올려
소프라노 캐슬린 김(한양대 교수)과 서선영(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테너 신상근(경희대 교수)과 최원휘, 바리톤 양준모(연세대 교수)….
(재)부산문화회관이 제작하는 푸치니 전막 오페라 ‘토스카’(지휘 김현수·연출 정선영, 8월 26~27일)와 금정문화회관이 제작하는 콘서트 오페라 도니체티 ‘람메르무어의 루치아’(지휘 권민석·연출 이회수, 9월 22~23일)에 출연하는 주요 배역이 공개됐다. 이 두 작품은 오는 2026년 개관 예정인 부산오페라하우스를 제작 중심 극장으로 운영하기 위해 부산시가 추진하는 ‘2023 부산오페라시즌’(이하 오페라 시즌) 일환으로 선보인다.
부산시는 11일 오후 부산문화회관 중극장에서 부산시 홍경애 문화시설개관준비과장, 이정필 (재)부산문화회관 대표이사, 김천일 금정문화회관 관장, 김현수 지휘자, 이회수 연출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오페라 시즌 제작 발표회를 열고 공연작 소개와 작품 주요 곡을 선보이는 공연을 진행했다.
오페라 시즌은 부산오페라하우스의 성공 건립과 지역 오페라 육성, 그리고 오페라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2016년부터 ‘부산오페라위크(week)’라는 이름으로 개최하던 것을 지난해부터 ‘부산오페라시즌’으로 바꿔 부르고 있다. 이를 위해 부산시는 부산오페라하우스를 제작 중심 극장으로 운영하기 위해 오페라 전문인력(시즌단원·부산오페라하우스 합창단·오케스트라 예술총감독 김봉미) 육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5월과 6월에 걸쳐 합창단과 오케스트라를 선발했고, 이들을 중심으로 오페라 시즌을 치르게 된다.
오페라 ‘토스카’는 탈옥한 혁명파 두목 안젤로티를 숨겨주는 화가 카바라도시와 그의 연인인 오페라 가수 토스카, 그리고 토스카의 미모에 반해 그녀를 차지하려는 경찰청장 스카르피아가 주요 배역이다. 타이틀 롤 토스카는 소프라노 서선영과 정혜민, 카바로도시는 테너 신상근과 허동권, 스카르피아는 바리톤 안세범과 박정민이 맡았다. 또 베이스 김정대와 손상혁(이상 안젤로티&샤로네), 테너 안형일과 정다훈(이상 스폴레타), 바리톤 최모세와 황동남(이상 성당지기) 등도 출연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탄생한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는 친오빠 엔리코의 계략으로 정략결혼을 한 여동생 루치아가 결혼 첫날밤 신랑을 죽인 이야기이다. 소프라노 캐슬린 김과 구민영이 타이틀 롤 루치아를 맡아 ‘광란의 아리아’ 등 초절정 기교를 선보이게 된다. 엔리코는 바리톤 양준모와 이광근이 캐스팅됐다. 또한 테너 최원휘와 김준연(이상 에드가르도), 바리톤 김대영과 신명준(이상 라이몬도), 테너 정은성(아르투로), 메조소프라노 사비나 김(알리사) 등이 출연한다.
김현수 지휘자는 “토스카는 비극적인 오페라이지만 ‘베리스모(Verismo·사실주의) 오페라’ 중에서도 최고의 작품”이라고 소개한 뒤 캐스팅의 경우도 “이번만큼 딱 맞아떨어지는 경우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우리나라 최고의 성악가와 부산에서 활동하는 분 중에서도 정말 이 작품에 어울리는 분들을 모셔 왔기에 성공적인 작품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또 “음악적으로는 푸치니가 디테일하게 템포 변화를 잘 적어 놔 그에 중점을 둘 생각이고, 오케스트라 사운드 경우엔 브라스가 좀 가려진 부분이 많은데 좀 더 입체적인 사운드를 나타내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회수 연출가는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는 ‘벨칸토(bel canto·아름다운 노래) 오페라’의 진수라고 할 수 있으며, 이는 다시 말하면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가장 아름다운 소리와 현란한 기교가 가득한 오페라이지만, 그만큼 좋은 오페라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극강의 테크닉을 구사하는 소프라노들이 많지 않아서 자주 공연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그런데도 최정상의 성악가들을 어렵게 꾸려서 이번에 공연을 올릴 수 있게 돼 기쁘고 영광스럽다”며 “이번에 제작하는 루치아는 가문 간의 갈등을 형상화하는 무대를 통해서 낭만주의 가득한 로맨티시즘과 그로테스크한 면이 동시에 연출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제작 발표회 질의응답 시간에는 “단 두 편의 작품을 총 4회 공연하면서 ‘부산오페라시즌’이라고 부르는 게 민망하지 않으냐”는 기자의 지적에 홍경애 과장은 “좀 더 공연하고 싶은데 재원 문제도 있고, 관객 반응도 살펴야 해서 확대 여부는 추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홍 과장은 또 “내년에는 오페라 무용(발레)까지 아우르는 방안과 지난해처럼 영화의전당으로 확장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실제 올해 오페라시즌과 비슷한 기간인 내달 18일부터 9월 14일에는 부산오페라단연합회가 주최하는 제1회 부산소극장오페라축제가 열릴 예정이다. 이때 로시니 오페라 ‘브루스키 씨’, 프로코피예프 오페라 ‘맛달레나’, 세이무어 바랍 코믹오페라 ‘버섯피자’, 마스카니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등 총 4편이 공연된다. 이들 오페라와 진작에 연계했더라면 좀 더 풍성한 오페라 축제가 되었을 텐데 하는 지적이다.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