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총파업 “노조 탄압 즉각 중단하라”
결의대회 후 2.7km 거리행진
울산 현대차·현대중도 동참
12일 전국 금속노조가 총파업에 나선 가운데 부산에서도 총파업대회가 열렸다. 이번 파업은 민주노총의 7월 총파업 투쟁으로, 윤석열 정권이 노동 탄압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12일 오후 3시 30분 부산 동구 부산역 앞 광장서 총파업대회를 열었다. 금속노조는 이날 모든 조합원에게 주야 최소 2시간 파업 지침을 내렸다. 부산을 비롯한 수도권과 울산, 광주·전남, 대구, 대전 등 12개 지역에서 총파업대회가 동시에 열렸다.
민주노총은 윤석열 정부가 반노동 정책으로 ‘노조 탄압’에만 몰두해 민생·민주·평화를 파괴하고 있다며 총파업에 나서는 배경을 설명했다. 현 정부 출범 뒤,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파업부터 화물연대 총파업, 지금의 하계 투쟁까지 정부가 대화 없이 강경 대응 기조만 내세워 노정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는 것이다. 노동계는 정부가 건설 현장 불법행위를 근절시키겠다며 건설노조를 ‘건폭’으로 매도하고, 노조 회계공시 도입과 근로시간 연장 등 일방적으로 노동정책을 추진해 갈등을 키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노동절에 고 양회동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3지대장 분신 사망사건이 발생하면서 노정 갈등은 극에 달했다. 오늘 총파업대회에서 금속노조는 “윤석열 정부의 노동 개악이 양희동 열사를 죽음으로 몰았다”고 현 정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오후 4시부터는 총파업 결의대회가 이어졌다. 김재남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은 “부산의 경우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비롯해 정규직 일자리는 줄어드는데, 임시직·비정규직 일자리는 늘어나고 있다”며 “일자리가 무너지면서 부산은 청년들이 가장 많이 떠나는 도시가 되고 있다”고 부산시를 비판했다.
결의대회 이후 금속노조는 노조 탄압 중단과 노조법 개정 등을 촉구하며 부산역~중앙역~남포역~옛 국도극장에 이르는 2.7km 거리를 행진했다. 한편 현장에선 집회를 지켜보던 시민이 집회 내내 총파업대회에 강하게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금속노조 주력 사업장인 울산에서도 현대자동차와 HD현대중공업 노조가 금속노조 총파업에 들어갔다. 현대자동차 노조 조합원은 약 4만 4000명으로 단일 사업장 노조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이에 따라 현대차 오전 출근조 조합원들은 오후 3시 30분인 퇴근 시각보다 2시간 먼저 일손을 놓고 귀가하거나 집회 장소로 모였다. 오후 출근조 역시 퇴근 시각인 새벽 0시 10분보다 2시간 이른 오후 10시 10분에 일터를 떠났다.
현대차 노조가 파업하는 것은 2018년 이후 5년 만이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