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직접 고용해야” 해묵은 갈등 이번엔 풀릴까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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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병원 노사 ‘평행선’ 달려
노조 “환자 생명과 관련된 사항”
병원 “정년 형평성 등 따져봐야”

비정규직의 직접 고용 문제가 부산대병원의 파업 장기화 여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2019년 부산지역 시민단체가 정규직 전환 해결을 촉구하는 집회 모습. 부산일보DB 비정규직의 직접 고용 문제가 부산대병원의 파업 장기화 여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2019년 부산지역 시민단체가 정규직 전환 해결을 촉구하는 집회 모습. 부산일보DB

이번 보건의료노조 파업에는 7가지 요구사항이 있지만, 부산본부의 핵심 쟁점사항은 ‘부산대병원 비정규직의 직접 고용’이다. 특히 이 사안이 파업이 장기화 되느냐를 결정짓는 주요 요인이기도 하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는 부산대병원 노사의 해묵은 갈등이다. 2017년 정부의 ‘공공기관 부문 정규직 가이드라인’이 발표됐고, 부산대병원에서도 비정규직에 대한 정규직화 요구가 제기됐다. 2018년부터 이 사안을 놓고 노사는 갈등을 빚었다. 노조는 직접 고용을 요구했으나, 병원 측은 자회사를 설립해 고용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접점을 찾지 못한 노사는 평행선을 달렸고, 부산대병원 비정규직 노조는 2019년 30일간 총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다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요구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으나, 코로나19가 마무리 되고 장기간 공백이던 병원장도 새롭게 취임하면서 올해 다시 안건으로 떠오른 것이다.

부산대병원과 양산부산대병원은 미화·주차·시설·보안 등의 분야에 대해 용역계약으로 운영하고 있다. 노조는 14개 국립대병원 중 비정규직을 직접 고용하지 않은 곳은 부산대병원이 유일하다며, 다시금 직고용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이들의 처우 문제가 곧 환자의 생명과도 관련된다고 주장한다. 시설관리, 산소공급, 전기, 냉난방, 청소 등의 업무는 환자의 생명과도 직·간접적으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는 용역업체에 소속돼 있다보니 최저임금을 받는 데다 근무환경도 열악해 정원도 채우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한다.

보건의료노조 부산대병원지부 문미철 지부장은 “정원을 다 못채운다는 말은 결국 병원이 관리되기 어렵다는 뜻이다. 자회사를 설립하면 용역업체와 크게 다를 바 없다. 처우 문제를 병원에 이야기하면 자회사에 떠밀고, 자회사에 이야기하면 병원에 떠밀 것”이라고 말했다.

병원 측은 직접 고용을 하려면 해결해야 할 사항이 너무 많아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직접 고용이 아니라 병원의 상황에 맞게 자회사를 설립해 정규직으로 고용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병원 소속으로 직고용을 하게 되면 임금총량제에 따라 현재 정규직의 임금체계 등도 고려해야 하고, 현재 비정규직 중에는 병원의 정년을 넘긴 이들도 있어 형평성도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한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협의해야 할 부분이 많아서 자회사 설립 방향이 나을지, 직고용이 나을지를 검토해보자는 입장인데, 노조는 ‘직고용이 아니면 절대 수용 불가’ 입장이다. 병원은 언제든 대화를 할 의지가 있는데, 오히려 대화에 응하지 않는 것은 노조 쪽”이라고 주장했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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