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ICBM 도발에 윤 대통령 나토서 “집단 안보 확립”
나토 정상 CVID 거듭 촉구 성명
북한 대량살상무기 등 강력 규탄
윤 “나토·인태 지역 공동 운명”
군사 정보 공유 확대 등 협력 강화
만찬 등서 엑스포 세일즈도 박차
북한의 12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도발과 관련,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서 북한에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재차 촉구하는 성명이 발표됐다. 나토 정상회의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하고 있다.
나토 소속 31개 동맹국은 11일(현지 시간)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린 첫 정상회의를 마치고 낸 공동성명에서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우리는 북한이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프로그램을 비롯해 모든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으로 포기해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한다”고 강조했다.
나토는 “우리는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보장조치에 복귀하고 이를 준수하기를 촉구한다”며 북한에 한미일 포함 모든 관계국의 대화 제의 수용을 요구했다.
윤 대통령도 이날 소집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 “북한 도발은 글로벌 안보협력을 논의하는 나토 정상회의 기간에 이뤄진 것”이라면서 “오늘 나토 회의 등의 계기에 국제사회의 강력한 결속을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나토 정상들과의 회담에서 한·나토 간 군사 정보 공유 확대까지 거론하며 안보 협력 수준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의 면담에서 “대서양의 안보와 인도양, 태평양의 안보가 서로 분리될 수 없다”며 나토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공동운명론’을 언급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이 한반도 정세와 무관치 않으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역시 동북아를 넘어 전 세계 평화를 위협한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윤 대통령은 또 정상회의 둘째 날인 12일 나토의 아시아태평양파트너국(AP4,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정상회동을 주재하는 자리에서 북한의 ICBM 발사 소식을 언급하며 “우리 AP4는 나토와 연대해서 강력한 집단 안보 태세를 확립해야 한다. 나토와 협력의 틀을 제도화하고 우리 인태 지역에서 AP4가 지역 안보에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 “나토의 우크라이나 신탁기금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열린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 연설에서 “저와 대한민국은 우크라이나 국민의 자유가 완전히 복원되는 그 날까지 여러분과 함께할 것임을 약속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를 활용, 각국 정상을 상대로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전에도 박차를 가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오후 빌뉴스의 대통령궁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 만찬에서 같은 테이블에 않은 체코, 헝가리 총리, 네덜란드, 호주, 몬테네그로 정상은 물론 덴마크, 스페인, 그리스 정상들과 환담하며 부산 지지를 빠짐없이 당부했다. 동행한 김건희 여사도 오르반 헝가리 총리에게 헝가리의 부산 지지 표명에 감사를 전하고, 자신이 기획·제작에 참여한 엑스포 키링(열쇠고리)을 건네는 한편, 밀라토비치 몬테네그로 대통령에게도 부산에 대한 관심과 지지를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만찬에 앞서 노르웨이, 네델란드, 포르투갈, 뉴질랜드, 헝가리, 루마니아, 스웨덴 등 나토 동맹국 7개 나라 정상들과 개별 양자 회담을 갖고 신재생에너지, 방위산업, 디지털, 반도체 공급망 등에 대한 맞춤형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동시에 2030엑스포 유치전에서 부산을 지지해줄 것을 요청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2030엑스포 부산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양자 차원의 맞춤형 협력을 제안하면서 부산엑스포가 미래 국제 협력의 플랫폼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을 부각했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일본, 영국, 핀란드,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슬로바키아 정상과 추가 양자 회담을 이어 갔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에서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에 따른 안전성 확보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