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한옥 리모델링
자연을 품은 나의 집 만들기/최승복
“인공의 건축물과 자연이 서로 대화하고 소통하는 디자인이 중요하다. 자연을 극복하거나 이용함이 아닌 동동한 대화의 상대로 이해해야 한다.” 신라대 실내건축디자인학과 최승복 교수의 건축 철학이다. 낡은 한옥을 리모델링한 과정을 담은 책인 <자연을 품은 나의 집 만들기> 곳곳에 이 철학이 녹아 있다.
책에는 집의 내·외부와 조경 디자인, 내·외부 공사, 조경과 정원 디자인 등 집 짓는 과정이 설계 도면처럼 세세하고 일지같이 촘촘하게 나온다. 이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집이란 하나의 개체로 존재하지만, 동시에 주위의 모든 자연과 연결돼 풍경을 완성하는 연결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러니까 ‘아름다운 집에 깃든 인문의 정신’을 접하는 것이다.
책은 건축, 인테리어, 조경에서 정원에 이르기까지 자연의 조화로움은 물론 영속성을 고려한 저자의 섬세한 마음과 미적 감흥을 담고 있다. 저자 특유의 자연과 역사, 예술과 디자인, 미와 창조에 대한 통찰력 있는 인식을 엿볼 수 있다. 실내건축 디자이너다운 미려한 스케치와 사진도 풍성하다.
저자는 “옛것, 오래된 것을 그대로 보존하기 위해 투명 재료의 유리로 기와 덮기, 돌담장 조경 등은 보존 가치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한다. 특히 유리창 프레임 디자인, 유리 천장 디자인을 이용해 자연을 조망하는 공간 조성, 생태 연못 조성, 뒤뜰의 갈대 조경 등이 ‘자연을 품은 집 만들기’의 대표적인 예시라고 전한다. 자연친화적인 건축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세부적인 노하우와 프로세스를 전한다는 점에 매우 실용적인 책이다. 최승복 지음/다니북스/288쪽/3만 원.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