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금아의 그림책방] 두 친구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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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부 에디터

한솔 <우리 함께 있어> 본문 이미지. 천개의바람 제공 한솔 <우리 함께 있어> 본문 이미지. 천개의바람 제공

두 친구가 있다.

올리버 제퍼스의 〈날고 싶어!〉(아름다운사람들)에는 펭귄과 사람 친구가 등장한다. 둘은 늘 함께했다. 어느 날 펭귄은 생각했다. ‘혼자 힘으로 날고 싶다.’ 높은 곳에서 뛰어 내리고, 몸에 풍선을 매달고. 날기 위한 펭귄의 도전이 시작됐고, 사람은 그 옆을 지켰다. 사람은 펭귄이 다칠까 바닥에 쿠션을 깔고, 펭귄을 돕기 위해 책을 뒤졌다. 그러다 펭귄은 ‘나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서커스단의 벽보를 발견했다. 친구도 잊고 서커스단에 달려간 펭귄은 살아있는 대포알이 되어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그때 알았다. ‘그렇지, 나는 원래 날기를 좋아하지 않았지.’ 그리고 두려웠다. ‘내 친구는 어디 있을까?’ 펭귄은 저기 아래에서 자신을 받기 위해 달려오는 사람을 봤다. 엉뚱한 도전을 하는 펭귄이 그의 방식대로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사람 친구의 우정이 눈길을 끈다.

한솔 작가의 〈우리 함께 있어〉(천개의바람)에 나오는 두 마리의 새는 긍정형과 부정형으로 나뉜다. 날다가 떨어진 작은 새가 자책한다. 작은 새의 생각은 ‘나는 왜 이럴까’에서 시작해 ‘다른 내가 되고 싶다’로 옮겨 간다. 개미처럼 작아지고 싶다. 돌처럼 단단해지고 싶다. 사슴처럼 다리가 길어지면 좋겠다(그림). 그러면 들판을 쌩쌩 달릴 수 있을 거라는 작은 새에게 친구 새는 “너는 날개가 있다”고 말한다. ‘나에게 부족한 것’만 생각하는 작은 새에게 ‘네가 가지고 있는 것’을 돌아보게 만드는 존재. “지금의 네가 좋아.” 있는 그대로 함께할 수 있는 네가 좋다는 친구의 말은 큰 힘이 된다. 작은 새도 말한다. “그래, 나도 그래.”

도전자와 응원자, 부정자와 긍정자. 그림책에 나오는 두 유형의 친구 관계를 보면서 우리 주변의 친구를 생각해 본다. 나의 도전을 응원하고, 방황을 지켜보고, 장점을 찾아주고 격려하는 친구가 옆에 있다면 당신은 참 운이 좋은 사람이다. 또 생각해 본다. ‘나는 그에게 그런 친구가 되어주고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당신의 대답은 무엇인가 . “친구야, 고마워 그리고 노력할게.”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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