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반 맞불 집회 속 열린 고리3·4호기 공청회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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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인근 주민 대상 3차 설명
시민단체, 평가 내용 미흡 지적
기장군 주민 “계속운전 주장”
한수원 “원안위 규정 준수한 것”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가 13일 부산 벡스코에서 부산 6개 구(금정·남·동·동래·수영·해운대구) 주민을 대상으로 고리3·4호기 계속운전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청회를 개최했다. 정대현 기자 jhyun@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가 13일 부산 벡스코에서 부산 6개 구(금정·남·동·동래·수영·해운대구) 주민을 대상으로 고리3·4호기 계속운전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청회를 개최했다. 정대현 기자 jhyun@

고리3·4호기 수명연장(계속운전)을 추진 중인 한국수력원자력이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방사선환경영향평가 공청회를 열었다. 공청회에 앞서 환경영향평가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시민단체와 계속운전을 촉구하는 기장군 주민들이 ‘맞불집회’를 벌이기도 했다.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는 13일 오후 2시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2전시장 1층 회의실에서 ‘고리3·4호기 계속운전사업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청회’를 진행했다. 이날 열린 공청회는 금정·남·동·동래·수영·해운대구를 포함해 부산 6개 기초지자체 주민을 대상으로 개최됐다.

공청회는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 초안 내용 설명, 주민공람 결과 설명, 의견진술 등의 순서로 2시간가량 진행됐다. 지난해 개최된 고리2호기 주민공청회와 달리 한수원과 시민단체 측의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공청회에 앞서 시민단체 ‘고리2호기 수명연장·핵폐기장 반대 범시민운동본부’를 포함한 40여 명은 벡스코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방적이고 졸속적인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청회를 중단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한수원이 고리2호기 공청회 당시 문제로 지적된 중대사고 시나리오, 지진 등 자연재해 대책, 다수호기 원전사고 시나리오, 사용후핵연료 관리 방안 등을 환경영향평가서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부산환경운동연합 박상현 활동가는 “고리3호기는 재가동 이틀 만인 지난 주말부터 일부 장비가 고장 나 원인을 찾는 상태지만 한수원은 안전하다는 설명만 되풀이한다”며 “한수원이 공개한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도 기준치 이하이기 때문에 안전하다고만 말하는데 시나리오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고 발생 위험이 없다는 말을 믿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날 벡스코 앞에서는 고리3,4호기 수명연장을 촉구하는 기장군 주민 약 80명이 원전 계속 운영을 주장했다. 시민단체와 기장군 주민 사이의 물리적 충돌을 예방하기 위해 경찰은 기동대 등 100여 명을 현장에 배치했다.

한수원 측은 고리3·4호기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은 법적 요건에 맞게 작성된 것이라면서 다수호기 원전사고 시나리오 등은 필수 사항이 아니라고 밝혔다.

한수원 관계자는 “환경영향평가서는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규정에 따라 작성한다. 환경단체가 요구하는 다수호기 사고 등은 꼭 담아야 하는 사항이 아니다”면서 “모든 시나리오를 포함해 안전성을 평가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만약 더 많은 시나리오를 요구하고 싶다면 제도적 개선이 먼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공청회는 지난 10일 부산 기장군 고리본부 스포츠문화센터에서 열린 공청회와 지난 11일 울산 울주군 한수원 인재개발원 대강당에서 열린 공청회에 이어 3번째로 개최됐다. 한수원은 14일 울산 4개 기초지자체와 경남 양산 주민을 대상으로 한 공청회를 끝으로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람 절차를 마무리한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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