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엑스포, 세르비아 성공 전략 주목하는 이유는…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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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 인정엑스포 유치 베오그라드
열세 뒤집고 4차 투표에서 최종 승리
파리 현지 컨설팅 업체까지 동원해
막판까지 각국 BIE 대표 설득에 매진
2차 투표 후 탈락 표 흡수 전략 주효
부산엑스포유치위도 반전 전략 마련

정부가 2027년 인정엑스포 개최지로 선정된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의 성공 사례를 집중 분석하고 있다. 가수 싸이가 지난달 프랑스 파리 제17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진행된 4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에서 부산엑스포를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2027년 인정엑스포 개최지로 선정된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의 성공 사례를 집중 분석하고 있다. 가수 싸이가 지난달 프랑스 파리 제17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진행된 4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에서 부산엑스포를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르비아의 승리에 주목하라.”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부산 유치와 관련, 정부와 유치위원회가 2027년 인정엑스포 개최지로 선정된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의 성공 사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13일 국제박람회기구(BIE) 등에 따르면 지난달 BIE 제172차 총회에서 진행된 2027인정엑스포 개최지 투표에서 세르비아를 포함해 미국 미네소타, 태국 푸켓, 스페인 말라가, 아르헨티나 산카를로스데바릴로체 5곳이 경쟁한 끝에 세르비아가 최종 개최지로 확정됐다. 당시 1차 투표에서 3분의 2 득표국이 없어 최저 득표를 한 아르헨티나가, 2차에서는 태국이, 3차에서는 미국이 탈락했다. 세르비아는 4차 투표에서 스페인까지 제치고 최종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번 결과에 대한 BIE 각 회원국의 반응은 ‘예상 밖’이었다고 한다. 2030부산엑스포유치위원회 관계자는 “인정엑스포 경쟁에서 가장 유력한 나라는 스페인이었다. 세르비아는 ‘언더독’(약자)으로 분류됐다”며 “결과를 보고 놀랍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전했다.

정부와 유치위 측이 이번 결과에 주목하는 이유는 2030월드엑스포 경쟁과 유사점이 적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스페인이 서유럽에 인접한 아프리카 국가의 지지를 바탕으로 초기 대세론을 형성한 것처럼 한국이 유치 후보국으로 나선 2030월드엑스포 유치전에서도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운 사우디아라비아가 같은 이슬람 문화권인 중동에 인접한 아프리카 표를 초기에 선점하며 대세론을 형성했다. 사우디보다 1년여 늦게 유치전에 뛰어든 부산은 비전과 명분을 바탕으로 추격전에 나선 형국이다.

국제박람회기구(BIE) 공식 홈페이지에 2027년 인정엑스포 개최지로 세르비아가 결정됐다는 공지가 올라 있다. BIE 홈페이지 캡처 국제박람회기구(BIE) 공식 홈페이지에 2027년 인정엑스포 개최지로 세르비아가 결정됐다는 공지가 올라 있다. BIE 홈페이지 캡처

정부와 유치위 측은 프랑스 파리를 비롯한 각국 대사관에서 보내온 세르비아의 승리 요인과 다른 경쟁국의 패인 등을 분석한 전문 등을 꼼꼼히 보면서 막판 전략을 다듬고 있다. 정부가 세르비아의 전략 중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세르비아가 파리의 각국 BIE 대표를 상대로 집중 공략을 펼쳤다는 대목이다. 엑스포 개최지 투표는 각국 정부 차원의 결정이기 때문에 각 나라 정상과 최고위층의 의사 결정 그룹을 공략하는 전략이 우선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한국은 지금까지 민관정을 총동원해 각 나라를 돌며 현지 교섭전을 펴고 있고, 사우디도 마찬가지다. 세르비아의 경우, 파리 현지의 전문 컨설팅 업체까지 활용해 막판까지 BIE 대표 설득 작업을 집중적으로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세르비아는 1차 투표에서 이길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2차 투표 이후 전략을 적극 가동했다. 실제 세르비아는 4차까지 이어진 투표에서 탈락 국가의 표를 흡수하면서 결국 대세였다는 스페인을 11표 차로 꺾었다.

이에 따라 정부와 유치위는 오는 11월 최종 투표까지 남은 4개월 동안 주프랑스대사관을 거점으로 BIE 대표를 대상으로 하는 교섭 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

여기에 오는 10월 파리에서 열리는 후보국 심포지엄에서 세미나, 패널 토론 등을 통해 2030월드엑스포 부산 개최의 취지와 비전을 보다 상세하게 설명하고, 대규모 K팝 콘서트를 통해 파리 현지에서의 ‘붐업’을 계획하고 있다.

유치위 핵심 관계자는 “세르비아의 승리는 복잡한 국제 정세 속에서 특정 국가의 대세론에 상당한 틈이 있다는 걸 보여준다”며 “사우디가 막강하긴 하지만 우리도 고유의 막판 전략을 잘 수립해 대응하면 반전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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